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 시험 결과와는 상관없이 아이도 엄마도 마음이 후련해진다. 곧 길고 긴 겨울방학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길다는 생각에 일단은 쉬고 보자는 생각은 금물이다. 하루이틀 미루다 보면 어느새 코앞에 닥친 개학날짜에 당황하게 된다.
시험이 끝나면 아이들은 놀이의 유혹에 빠져든다.
학원에서도 소위 책거리를 핑계로 파티를 한다거나, 노래방을 가기도 한다. 아이들도 엄마의 공부타령이 소홀해진 틈을 타 삼삼오오 PC방에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잦아진다.
이 기간, 아이를 ‘독서홀릭’의 세계로 빠져들게 할 수는 없을까.
만약 그 홀릭(holic 중독, 중독자)이 일시적인 흥미를 대상으로 한다면 ‘아이의 미래와 연관된 호기심을 채울 만한 책’으로 권해보자. 인터넷 서점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이 알고 싶은 내용을 입력케 하면, 관련 책들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궁금한 직업을 가진 작가가 있었던가?’, ‘어떤 책을 썼지?’, ‘그 책은 과연 그의 전문지식이 활용돼 쓰여진 걸까?’ 등 다양한 생각이 책으로 손이 가게 하고, 그 책을 읽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책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오늘은 수학과 모험, 그리고 상상력이 동원된 책 한권을 소개하려 한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열광했던 해리포터 시리즈로 단숨에 유명출판사의 대열에 합류한 문학수첩이 국내 최초로 무삭제 완역판으로 출간한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다.
국내에는 거인국과 소인국 얘기로 된 어린이 동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말들의 나라는 많이 접해보지 않은 이야기다.
신기한 모험과 수학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특히 작가의 수학실력을 테스트하며 계산은 맞게 했는지를 찾아가면서 읽는다면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이나, 모험을 좋아하는 모두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384쪽이라는 만만치 않은 분량의 책이 아주 적게 소개된 경우이기 때문에 ‘완역본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독서에 빠져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을 다 읽었다면, 영어로 짧게 나온 ‘걸리버여행기’ 단행본을 보고, 또 완역본에 도전해 본다면 끙끙거리면서 단어를 찾기에는 다소 힘이 들지만 한 쪽 한 쪽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서에 대해 빠지는 것도 영어공부에 빠지는 것도 아주 사소한 계기이기 때문에 이런 관심이 분명 “단지 책만 읽었을 뿐인데, 영어를 국어를 100점 맞게 되었어요” 라며 즐거운 얘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 외에도 추리소설처럼 시리즈물 읽기나 박경리 작가의 청소년토지 등에 도전한다면 TV미니시리즈처럼 한권을 읽고 나면 다음 권이 궁금해 밤을 새워 책을 읽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문의(031)257-5067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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