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진·소음 더는 못견디겠다”

양평  송산동 주민들, 안내판·가림막조차 없는 고속도로 건설 ‘분통’

대책마련 호소불구 묵묵부답… 郡 “개선될 때까지 협의”

“주민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니 어떻게 살아요?”

 

24일 오전 10시 양평군 강상면 송학1리 송산동 마을의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양평 구간 3공구 현장.

 

이곳에서 만난 정모씨(78·강상면 송하1리)는 “고속도로 건설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최소한 주민 편의는 고려해 가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마을 30여가구 주민들은 고속도로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 여름에는 공사로 배수로가 막혀 마당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며 “아침부터 흙가루가 날아 들고, 포크레인이 땅을 뚫는 소리에 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주장했다.

 

인근에서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56)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그는 “지난 여름부터 군과 현장사무소 등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답변이 없다”며 “아무리 고속도로 건설이 국가사업이라지만,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실제로 이미 건설된 교량 아래는 각종 건설자재들이 어지럽게 뒹굴고 있었고, 다리와 연결되는 언덕 부분에서는 포크레인 1대가 굴착작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현장에는 이 같은 공사를 알리는 안내판은 물론, 분진이나 소음 등을 차단해주는 가림막조차 없어 주민들의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일몰 후에는 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의 불편은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시행사 측과 시공사 관계자들에게 주민들의 불편을 수차례 건의했다”며 “불편사항이 개선될 때까지 계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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