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목재업계 “요즘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수주 감소-결제 지연-체임’ 악순환

가구업계 자금난 겹쳐 경영난 가중

“연말 자금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아파트 문 등 붙박이 가구를 건설업체에 납품하는 A 목재산업 이 모 대표는 최근 몇 달째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올해 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수주량 감소→납품 대금 결제 지연→원자재 값 미수→직원 임금체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하면서 하루하루 넘기기가 숨이 찰 정도이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을 내놓고 원청업체로 아예 생산라인을 옮겼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장이 팔리지 않으면서 금융 비용만 늘어 사면초가에 이르고 있다.

 

이 대표는 “금융권 경색으로 추가 대출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추가 대출을 받더라도 일시적 수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까지 해결해야 할 자금 문제를 풀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부도)까지 각오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A 목재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B 목재 유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A 목재를 비롯한 중간 가구생산업체들의 자금 사정 악화가 원자재 납품 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B 목재 관계자는 “평소 전체 매출은 A 목재 같은 생산업체가 훨씬 크지만, 미수금과 자금 악화 정도는 여러 가구 생산 회사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우리 회사가 훨씬 심해지고 있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재 업계 외에도 전기설비와 토목, 콘크리트 등 주택 관련 중·소기업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목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불경기라는 큰 걸림돌에다, 업체 난립에 따른 제 살 깎기 경쟁 등 각종 악재가 장기간 겹치면서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연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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