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지급 약속 ‘시큰둥’
인천시가 시교육청에 2천700억여 원에 달하는 법정교육부담금을 못 줘 교육재정이 최대 위기에 직면(본보 10월31일 자 1면)한 가운데 송영길 시장이 2일 나근형 교육감을 만나 2011년 회계연도 내에 2천3억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일부 교육사업의 경우 이달 분 집행액이 없어 올해 안에 2천3억 원을 줘야 한다며 여전히 불만이다.
송 시장은 이날 나 교육감을 만나 “지방세 징수액 중 교육재정으로 지급해야 하는 법정전출금 5천631억 원 중 올해 회계연도 내(내년 2월 말)에 2천3억 원을 주고, 나머지 700억 원은 2012년도 본예산에 반영해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송 시장의 이 같은 결단은 교육청에 미지급한 법정전출금이 2천703억 원에 달해 무상급식 등 시와의 교육협력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을 염려, 나 교육감을 직접 찾아가 중단없는 교육사업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시는 교육지원 재정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 재정 상황에도 불구, 송 시장이 교육사업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 시장의 약속에도 불구 시교육청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법정전출금을 주겠다는 약속은 과거에도 늘 해왔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2천3억 원을 2011년 회계연도인 2월 말까지 기다릴 수가 없는 처지다. 시교육청은 올 연말까지 집행해야 할 교육사업비가 1천235억 원에 달해 올해 안에 2천3억 원을 받지 못하면 시 교육사업 전체가 중단될 처지라고 설명했다.
당장 11월분 무상급식비(56억 원)와 원어민교사 인건비(41억 원), 학력향상 선도학교 지원비(10억 원), 교직원 12월분 월급(1천억 원 추정), 학교 기본운영비(교당 연간 평균 4억 원) 등을 지급하지 못할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늘 송 시장의 약속은 그동안 시가 1천억 원은 올해 안에 주고 나머지 1천700억 원은 회계연도 내에 주겠다는 것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내년 2월까지 기다리기엔 당장 이달부터 교육사업 집행액이 없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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