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독서, 읽는 독서에서 생각하는 독서로

동양적 출생은 이미 태아일 때 결정이 난다. 아이는 출생하기 전에 이미 엄마랑 교감을 하고 많은 의사를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그것을 태교(태중에 있는 아이를 위한 교육)라 한다.

 

엄마는 태중의 아이를 위해 바른 자세로 살며, 음식도 가려먹고, 때론 아이를 위해 독서를 한다. 필자는 이때부터 독서의 기간이 성립되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밤마다 잠들기 전의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데 이때는 청독(聽讀·듣는 독서)의 시기로 아이는 그저 듣기만 하는 상태이다.

 

아이는 첫돌을 지나면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취학 전까지 주로 글 보다 그림위주의 책을 보게 돼 동화 속 등장인물에 대한 상상력이 증가는 시기이다.

 

유아기를 지나 학령기로 접어들면 아이들은 공교육의 틀에서 학습이 시작된다. 입학하면 교과서를 받게 되고 한 달이 지나면 곧바로 주 5일 4교시의 수업 속에 놓이게 된다.

 

이런 일상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책은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특히 독후감을 쓰기위한 강제 독서는 책 읽기 싫은 아이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잘못 시작한 것이라면,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청독(聽讀)을 정독(精讀)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어려서 책을 읽어줄 때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가며 읽어보자. “신데렐라가 자정을 알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어머! 어떻게 되었을까?”라면 아이는 “다시 지저분한 옷이 되었어요. 도망갔어요. 왕자가 깜짝 놀랐어요!”라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 때의 생생한 답변을 조금씩 기록해 두었다가 훗날 당시를 상기시켜 주면 청독이 정독(듣는 독서가 생각하는 독서 )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음독(音讀)을 끊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가 소리글자를 배우고 읽는 것에만 치중하면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낱말(어휘)찾기나 그 뜻을 써 놓는 것은 매우 중요한 독서법이다. 글자를 아는 아이는 대학 서적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성인과의 차이는 뜻의 알고 모름의 차이이듯 뜻을 짚어가며 읽고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 행위가 누적되면 아이는 큰 성장을 가져 오게 된다.

 

또, 쪽별로 줄거리를 간추려 보게 하자. 작가는 책 한 권을 쓰기위해 몇 년의 수고를 하는데, 아이들이 그런 책을 한 번에 읽고 그것을 간추리는 능력을 가졌다면 초능력자라고 볼 수 밖에 없다. 1쪽을 간추릴 줄 알면, 1-5쪽을 간추리게 하고, 또 그 분량을 늘려 1-10쪽을 간추리게 한다면 50쪽도 가능하고 한권도 간추릴 수 있을 것이다.

 

구구단도 2단부터, 줄거리 간추리기도 한 쪽부터 하는 습관은 중요하면서도 꼭 필요한 습관이다.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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