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하의 냠냠독서] 내 아이 독서Tool 준비하셨나요?

지난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실행하던 독서지원시스템이 각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되면서 각 학교 도서관에 이 시스템이 지원됐고, 학교에서는 연일 공지사항으로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몸은 하나인데 주무부서에서 점점 늘어만 가는 업무하달은 교사 개개인에게는 어려운 숙제일 수 밖에 없다. 이는 수업과 본연의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이 제도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줄거리를 간추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간추려요! 배운 적 없어요’라는 답변이 줄을 잇고, ‘만화책 말고 줄글로 된 동화책이나 단행본을 읽어라’ 라는 주문에는 ‘글씨도 많고 정말 어려워요.’, ‘편독 하지 말고 다양한 도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무슨 뜻인지 ㅠㅠ 알 수가 없어요’라고 항변한다.

 

그도 그럴것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그 해 여름방학부터 받았던 독서록 쓰기 과제는 아무도 알려 주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해 대입까지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기주도적’이라는 명분아래 내 몰려 몸살을 앓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도덕책에 인용된 도서를 살펴보자. 레이첼카슨의 ‘침묵의 봄’ 은 농약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인간이 환경을 오염시킴으로 스스로 자멸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아주 좋은 책이지만 중 3도 이해할 수 없을만큼 어렵다. 또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도 소개 되지만 과연 우리 국민 중 격몽요결을 읽은 사람이 몇 명이 될까?

 

도서 선정에 있어서도 고민해 봐야 할 사항인데다, 이런 전문서를 학생들이 읽고 해석해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체계적인 독서지도가 있어야 한다. 특히 독서지도사의 3~4개월 과정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독서지도사의 자격취득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현직교사들은 눈높이를 낮추고 주 2회 이상 지속적이고 짧은 시간의 독서와 짧은 이야기 줄거리간추리기, 쪽별 줄거리 간추리기 등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밀도있는 접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효율적인 독서지도를 위해서는 도구(독서전용교과서의 도입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의 독서문맹과 글쓰기가 해결될 수 있다.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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