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못 다녀” 주민 원성… A씨 “보행로는 존치”
“주민불편 따위는 신경도 안 쓰더군요”
이천시의회 의장을 지낸 전 시의원 가족이 보유한 70년 이상 사용되고 있는 현황도로를 폐쇄, 자신들의 텃밭으로 만들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6일 전 시의원 A씨와 주민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중순 가족 소유로 돼 있는 마을도로를 폐쇄하고, 차량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흙을 성토한 뒤 텃밭으로 만들었다.
이 도로는 평소 농기계와 차량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관습도로로, 도로가 폐쇄되면서 주민들은 불과 20여m거리를 지나가기 위해 수백m를 돌아가야 하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지난 2005년 7월 A씨의 자녀가 취득한 이 부지(전·1천755㎡)가 시에서 발행한 지적도나 항공촬영도면 조차 폭 2m 이상의 마을 관통도로로 뚜렷하게 표기돼 있어 A씨 가족이 토지구입 당시 관습도로 존재 사실을 모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주민 B씨(54)는 “의장까지 역임한 사회지도층 인사가 수십년 간 농기계와 주민 통행로로 쓰이던 도로를 갑자기 없애버린 건 무슨 경우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포장이 안 됐을 정도로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로가 아니어서 폐쇄했다”며 “보행통로는 놔뒀고, 농기계 등은 다른 길로 다니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을 주민들은 농기계 등의 통행을 위해 A씨 가족 명의의 토지 중 기존 현황도로 부분만이라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천=이백상기자 bs200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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