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청~원미署 ‘교통지옥’ 예고

다음달 부터 지하 하수박스 재시공… 출퇴근 혼잡 전망 불구 묘안 없어

부천시가 지하철 공사로 훼손된 서울지하철 7호선 부천구간 하수박스의 재시공을 주장하면서 지하철 공사로 가뜩이나 혼잡스러운 이 일대의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시와 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하철 7호선 부천구간 하수박스는 부천 원미경찰서부터 시청 인근까지 이어지는 길이 1.5㎞, 폭 46m, 높이 4.75의 대형 하수박스로, 지하철 공사를 위해 지난 2005년 2천여개의 구멍을 뚫어 지하철 설비 배관을 연결했다.

 

당초 시와 시공사는 설계적격검사 과정에서 해당 오수박스를 재설치키로 했으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출되면서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해소키 위해 시와 시공사는 지난 2009년 9월부터 최근까지 10여차례나 협의를 가졌지만 최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시는 61억원이 소요되는 하수박스 재설치 공사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통보한 상태로,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해당 구간은 지하철 공사로 인해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각한 상태여서 오수박스 설치 공사까지 시작될 경우 자칫 이 일대 교통이 마비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왕복 8차선인 신흥로는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5천~6천여대 수준이며, 10차선 길주로는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8천여대에 육박한다. 이를 24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33만여대가 이 곳을 지나는 셈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평소 3~5분 가량 소요되는 교차로 통과 시간이 15~30분까지 늘어나는 등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부천 원미경찰서는 우회도로 설정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원미서는 일단 하수박스 재설치 공사가 시작되는 다음달 1일부터 교통 혼잡에 따른 홍보를 강화하고, 시에 혼잡지역 수신호 보조인력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 시공사가 지난 2005년 하수박스에 구멍을 내면서 철거후 재설치를 약속했다”며 “교통대란은 교통전문자가 판단할 문제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재설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공사가 시작되기 전차량 통제를 실시, 교통흐름을 분석한 뒤 공사 착공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부천=김성훈·김종구기자 highto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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