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최근 한달도 안돼 9.3%↑… 자녀 유학 중단까지 고민
환율 급등에 시중은행과 대출자들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은 달러 확보가 불투명해졌고 엔화 대출자들은 치솟은 엔화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유학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도 뛰는 달러값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1천66.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23일 1천166원으로 한 달도 못 돼 9.3%나 뛰어오르자 시중은행들에는 달러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평소 단기 외화차입의 만기연장을 잘 해주던 유럽계 은행들이 “우리 사정이 더 급하다”며 하나둘씩 연장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화채권 발행금리는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가 0.2%p, 가산금리가 0.6~0.7%p 뛰어오르며 최근 2주일 새 무려 1%p 가까이 급등했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지난 23일 시중은행 외환 담당자들을 불러 “금리에 연연하지말고 최대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앞다퉈 외화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유럽의 대형 은행들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들의 계획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엔화대출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엔화값이 이달 들어 10.0%나 뛰어 달러(9.3%)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대출 1억원을 받은 사람은 원·엔 환율이 10% 오르면 원금을 1천만원 더 갚아야 한다.
외화예금으로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한 기러기 아빠들도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국 유학생을 둔 김모씨(50)는“지난해 미국으로 아이들과 아내를 보내고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환율이 급등해 유학비를 댈 일이 걱정이다”며 “이 상황이 계속되면 유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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