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딜러에게 찾아온 핑크빛 사랑 이야기

김진익 작가, ‘융프라우가 보이는 자리’ 출간

첫 장편 ‘프레지아 꽃향기’로 수많은 로맨스 문학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진익 작가가 올 가을, 치명적인 사랑이야기와 함께 돌아왔다.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융프라우가 보이는 자리’(한솜 刊)는 스위스 인터라켄을 배경으로 왓치딜러 찬우와 아픔을 간직한 여인 윤지의 사랑이야기다.

 

주인공 찬우는 세계 최고의 왓치딜러다. 하지만 그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슬 밟은 것도, 뒤를 봐주는 ‘빽’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시계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그를 그 자리까지 올려 놓은 것. 자연히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그에게 어느날 핑크빛 사랑이 찾아온다. 길에서 보면 한 번쯤 다시 돌아볼 아리따운 그녀,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단아하고 청순한 매력을 지닌 윤지다.

 

그러나 찬우는 윤지를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꿈에 시달린다. 그리고 그 속에는 늘 한 남자가 등장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는 찬우에게 기묘한 부탁을 하고, 남자와의 만남이 지속될수록 찬우는 자신과 윤지와 얽히고 설킨 놀라운 사실에 다가가게 된다.

 

왓치딜러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소설은 스위스 인터라켄을 중심으로 베른, 루체른, 일본, 한국 등 세계 곳곳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울타리 속에는 왓치딜러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인물 개개인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모두가 주인공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전반부에 전혀 관련 없던 이들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하나씩 얽혀 가는 것은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다양한 등장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누구나 공감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긴다. 김진익 작가의 감각적인 문장력과 빠른 전개, 특유의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값 1만2천원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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