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육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최근 국제적으로 식품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일거리를 창출하고, 수출확대에 기여하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 산업동향 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가 2009년 3월 발간한 산업별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시장의 규모는 약 4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자동차산업의 1.7배, 철강산업의 5.8배, 반도체산업의 8배 규모로, 이들 3개 유망산업 시장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시장이다. 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식품 시장은 2008~2013년 동안 연평균 4.5%씩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2013년에 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농식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세는 자동차산업(3.5%), 반도체산업(1.8%)의 성장세 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렇게 세계 식품 시장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성장률도 높을 뿐 아니라 특성상 문화·의학·유통 산업 등과 연계되어 경제적 파급 잠재력이 크다. 또한 식품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경기 침체의 영향이 적고, 향후 인구증가와 소득증대 등으로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으로 미래 산업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은 물론, 대만, 동남아시아, 인도 등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대규모 식품 소비시장과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아시아지역의 식품 시장규모는 1.5조 달러이며, 이는 세계 전체 식품 시장의 36.9%를 차지하는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인접한 아시아 식품시장은 세계 평균보다 빠른 연평균 4.9%의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대해 세계인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우리 식문화를 전파하고 식재료를 수출할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최근 한류를 바탕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으며, 한식의 우수성이 국내외 언론 등을 통해 확산 중에 있어 지금이 한식세계화 최적의 시기이다. 예컨대 막걸리와 김치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막걸리는 유산균이 많아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알코올성 음료보다는 건강 발효음료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치도 예전에는 외국인이 손사래 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몸에 좋은 유산균이 많고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발효음식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 식품산업은 많은 장점과 기회요인이 있으나 동시에 위협요인도 다수 공존하고 있다. 우선 현재 우리나라 식품제조품은 네슬레, 유니레버 등 글로벌 다국적 식품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로 매년 30억달 이상의 무역적자를 시현 중이고, 세계 식품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더욱이 선진국과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노력으로 세계 식품시장 점유율과 집중도를 높여가고 있다. 현재 초국적 기업의 세계 식품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인데, 2030년에는 80%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즉 향후 세계 식품시장은 네슬레, 유니레버 등 소수의 글로벌 다국적 식품기업이 지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 글로벌 다국적 식품기업들은 전통 농산물이나 식물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바이오 식품소재 개발과 함께 이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식품, 기능성화장품, 천연물의약품, 바이오화학제품 등 유망제품 발굴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국내 식품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수출산업화 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원으로 만들어가야 할 때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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