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공동배송센터’ 유명무실

지자체 지원 부족으로 동구 송현시장 등 5곳
재정난에 사실상 중단, 시장상인들 한숨 깊어

인천시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공동배송센터가 지자체의 지원 부족으로 운영 부진에 빠져 상인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동배송센터(센터)는 전통시장 내 개별 점포 구매 고객이 맡긴 상품을 배송차량을 이용, 1~2시간 간격으로 배달해주는 업무를 담당한다.

 

배송료는 상품을 판매한 점포가 건당 1천~6천원을 지불하고, 전반적인 운영비는 상인회가 부담한다.

 

시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한다며 지난 2009년 4월 서구 중앙시장을 시작으로 동구 현대·송현시장, 남구 토지금고·용현시장, 남동구 모래내시장 등에 센터를 설립했다.

 

하지만 시가 센터 설립에 필요한 초기 비용만 지원하고 제도 정착을 위해선 지원해주지 않아 센터 6곳 가운데 중앙시장을 제외한 5곳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모래내시장 센터는 지난해 9월 개소했으나 배송기사가 지난 4월 그만 두면서 배송서비스가 5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이 시장 상인회는 배송기사를 구하고 있지만 상인회 적자 재정으로 지급이 가능한 인건비가 적어 지원자조차 없는 실정이다.

 

송현시장 센터는 지난해 10월 개소했으나 재정난으로 배송기사를 고용하지 못해 시장상인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에 10건 안팎의 배송 업무를 맡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센터를 설립한 용현시장은 시로부터 2천만원을 지원받았으나 향후 유지·관리비가 부담돼 센터를 계속 가동할지 고심 중이다.

 

중앙시장 센터만 지난 2009년 4월 센터 개소 이후 하루평균 60~90건을 배송하고 있다.

 

이 시장 센터는 상인회 회비를 2배 정도 올려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송현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배송기사 월급과 사무실 운영비, 유류비 등 센터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다”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대책을 내놓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요구를 알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상인 지원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시 차원에서도 센터 정착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