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2008년 금융위기의 망령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영국 일간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아나톨 칼레츠키는 책 ‘자본주의 4.0’(컬처앤스토리 刊)을 통해 자본주의는 위기를 통해 진화하는 적응력 있는 사회시스템이라는 낙관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2007~2009년의 경제위기로 인해 자본주의 시스템의 네 번째 버전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름하여 ‘자본주의 4.0’이다.
자본주의 1.0은 미국ㆍ프랑스의 정치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시작돼 대공황과 함께 막을 내린 전통적인 자유방임 자본주의며, 자본주의 2.0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영국과 유럽의 복지국가 개념을 포괄하는 정부 주도의 수정자본주의다.
이어 1960년대말과 1970년대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위기가 발생한 후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의 자유시장 혁명으로 탄생한 것이 자본주의 3.0, 신자유주의다.
저자는 이전의 자본주의 전환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환을 통해서도 정치와 경제, 정부와 시장의 관계가 다시 정의될 것이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3.0의 시대엔 언제나 시장이 옳고 정부가 잘못됐다고 여겨지고, 자본주의 2.0 단계에서는 언제나 정부가 옳고 시장은 잘못됐다고 여겨졌다면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 가장 큰 특징은 정부와 시장 모두 잘못될 수 있고, 때로는 이런 오류가 거의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4.0의 시대에서는 정부와 민간 경제가 더욱 가까운 관계가 된다. 정부의 역할과 영향력은 커지지만 관료주의적인 거대정부로는 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크기는 줄어든다.
이와 더불어 자본주의 4.0은 세계가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본질로 하고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위선주 옮김. 값 2만원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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