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류 가격 지난해보다 2배 급증… 개학 맞물려 고공행진 계속 될 듯
“지난해 추석 전 4만~5만원에 팔리던 배 15㎏들이 상품가격이 지금은 9만5천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사과나 배는 워낙 비싸 손님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21일 오후 5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내 상인들은 최근 급등한 과일 가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음달 12일 추석을 앞두고 계속되는 장마와 폭우, 태풍 ‘무이파’ 등의 영향으로 과일·채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추석 물가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인천 남동구 구월동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신고 배 15㎏ 상품 한 상자 최고 경락가는 9만3천원이었다.
중품 신고 배도 경락가 6만6천원으로 지난달 평균 3만4천780원보다 2배 정도 올랐으며, 지난해 7월 평균 1만3천420원과 비교하면 무려 5배 가까이 뛰었다.
사과도 가격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사과 상품 15㎏ 평균 도매가격은 4만6천이었으나 최근에는 6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구월농수산도매시장 관계자는 “이 가격으로는 손님들에게 추석 선물로 배나 사과 등을 선뜻 권할 수도 없고 신고 배가 출하돼도 맛이 나려면 다음달 20일 이후가 지나야 하기 때문에 올해 추석은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장된 사과나 배 출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소 같으면 창고에 저장돼 있어야 할 (지난해 11월 출시된) 저장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과일류를 대량으로 공급해도 중품 위주 제품들이 대부분이어서 중품 가격은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제수용품으로 사용되는 상품 가격을 잡는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상인은 “사과와 배 등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배는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커 추석 전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높게 형성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가격 동향도 만만찮다.
생선류 역시 태풍 여파로 피해가 커 추석 성수품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산물 가운데 가격이 가장 급등한 품목은 전복으로 지난해 ㎏ 당(중품) 평균 5만원에서 최근에는 7만원~8만원으로 급등했다.
고등어 한마리 가격도 지난해 3천원에 비해 1천원 오른 4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구월농수산도매시장 관계자는 “이번 주 학교들이 개학하면 급식이 시작되는데다 차례상 장보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농수산물 가격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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