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유홍준의 국보순례’ 출간

유물 하나하나를 찬찬히 들여다 본 감상 담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전남 강진 같은 곳은 답사 순례 코스로 떠올랐고 남도의 한 음식점은 밀려드는 손님에 폐업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행어에 ‘유홍준 추종자’란 말도 생겨났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답사기 2탄’에 버금가는 책을 갖고 돌아왔다. 문화재청장 사임 후 그의 관심을 끈 것은 국보와 유물들. 그래서 나온 책이 ‘국보 순례’(눌와 刊)다. 2009년부터 한 일간지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책은 국보와 유물을 순례자의 눈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라의 보물을 순례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유물 하나하나를 찬찬히 들여다본 감상을 적었고 얽힌 명품들의 뒷이야기도 담았다.

 

양송당 김지의 ‘동자견려도’에는 나무다리를 건너지 않으려는 나귀와 잡아끄는 동자의 움직임이 생생하며, 경남 합천 영암사터의 쌍사자석등은 화사석을 번쩍 들어 올리느라 뒷다리에 힘을 주어 엉덩이가 올라갔다.

 

저자의 섬세하고 다정한 해설은 누가 읽어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어려움이 없는 옛이야기 같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해외 한국 문화재’다. 평소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던 저자는 해외 박물관을 순례하며 미국과 유럽에 있는 중요한 유물들을 미술관별로 대략 일별했다. 해외 박물관에서 제공한 양질의 도판을 수록하여 국내에서는 감상할 기회가 적은 유물을 지은이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값 1만6천원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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