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얼마 전에 다녀온 이스라엘과 태국 푸켓의 공항출입국 현장에 대해 한마디 이야기할까 한다.
이스라엘은 중동 국가들과 대치하고 있고 항상 테러의 위협이 존재하는 곳이기에 이스라엘을 방문하면서부터 입국심사가 까다로울 것으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요르단에서 육로로 국경을 넘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사우스뱅크 지역으로 입국했다. 총을 든 이스라엘 병사들의 모습이 이방인의 눈에는 살벌하게 느껴졌다.
짐을 체크하고, X레이기를 통과하고 입국심사를 받으려고 함께 간 일행들이 줄을 섰다.
여권에 스탬프를 찍으려고 하기에 별지에 찍어달라고 했더니 왜 별지에 찍으려고 하냐고 꼬치꼬치 물어왔다. 대한민국의 비자 면제 국가인지 확인하느라 부산을 떨더니 왜 이스라엘을 입국하느냐는 등 꼬치꼬치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이런 질문들의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크게 마음의 짐이 되진 않았다. 질문을 던지는 심사관이 얼굴에 미소를 가득히 띤 채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던지는 것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이거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뱉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웃으면서 상대에게 물을 것을 다 묻는 모습에서 이를 접하는 우리 일행들은 나름대로 견딜만했다. 이스라엘의 특수사정까지 감안해서.
지난 7월 17일 마지막 비행기를 타려고 태국의 푸켓을 방문하고 출국을 할 때 출국 심사대에서 느꼈던 바를 소개하고자 한다.
태국은 관광이 국가의 주 수입원 중 하나다. 이를 상징하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Amaging Thailand!’ 관광이 국가 주 수입원 중 하나인 태국은 관광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할애하고 있다.
그런 태국이 정작 관광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출국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태국을 다시 찾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마음을 출국 심사장에서 들게 하고 있었다.
공항 사정으로 푸켓을 출발하는 비행기들이 자정 1시경으로 앞당겨서 출발하고 공항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고, 방송에서 여러 차례 안내를 했다.
출국심사대에서 심사를 맡던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충원을 해야하는 데 중간에 일을 마쳤다고 먼저 뜨는 모습이 보였다. 이해할 수 있었다. 줄을 선 일행 중 안절부절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항공사 직원은 앞에서 빨리 심사를 받으라고 채근하고 있고, 방송에서는 이름을 계속 호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급한 사람들이 줄을 선 사람들에게 양해를 하고 심사대에 섰다.
그때 호통소리가 울렸다. 마치 질서도 모르는 미개인 취급하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그 뒷전에서는 비행기가 출발한다고 빨리 심사를 받으라고 채근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어찌할 줄 모르는 사람들, 그들은 한국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옆 심사대에서도 똑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순간 출국 심사대에 서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얼굴에 미소를 띈 채 “방문해주셔서 고맙다. 마지막 가는 여행 좋은 추억을 담고 가시기 바란다.” 이런 것까지는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신속하게 출국심사를 해주기 바랬을 뿐이다.
그런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크게 잘못한 어린 아이들 다루듯 노인네한테까지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작은 소리로 한 마디씩 던졌다. “이렇게 하고 관광객을 오라고 하다니!”하고.
누가 이런 태국을 방문하고 싶겠는가? 태국관광청에서 이런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본국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해주길 기대한다. 우리나라 공항 시스템은 세계적이라고 한다.
공항 매각에 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기우겠지만, 자칫 민영화로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닌지? 국가 기간 시설 모두를 민영화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본다.
한범수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교수·한국관광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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