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 살아 있는 역사’
서구에서 성서는 특별한 마법과 치유의 능력을 지닌 책이었다.
17세기 영국과 뉴잉글랜드 사람들은 성서가 코피를 멎게 해주며, 출산 시 합병증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준다고 믿었다. 영국의 한 여성은 발작을 치료하기 위해 신약성서를 한 장씩 찢어 샌드위치에 넣는 식으로 한 권을 모두 먹었다고 한다. 이처럼 오랜 세월 인류는 글에 마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거대한 디지털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책은 과거의 힘과 영광을 잃은 채 일상의 소비재가 됐다. 극단적으로 책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고 사라질 것이라 말하는 시대다.
책의 종말론은 현실이 될까. 역사학자 마틴 라이언스는 ‘책, 그 살아 있는 역사’(21세기북스 刊)에서 2천500여 년의 책의 역사를 훑으며 이 의문에 실마리를 내놓는다.
마야의 책자본, 이집트의 파피루스 두루마리, 구텐베르크와 알두스 마티아누스가 만들어낸 초기 인쇄물, 대항해 시대의 지도책, 교육용 입문서와 아동서적, 세계 최초의 디지털 소설 ‘레벨 26’ 등 시대를 풍미하고 역사가 된 많은 책을 삽화와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오늘날 인터넷과 전자책의 등장을 둘러싼 우려는 처음 인쇄술이 등장한 시절 팽배했던 공포와 순진함에 찬 수사여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값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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