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 ‘주식시장 패닉’… 한때 1,800선 위협 ‘사이드카’ 발동
유럽발 금융위기에 이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쓰나미가 증권시장을 덮치면서 국내 경제가 패닉에 빠졌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증시 급락으로 빚더미에 앉게 된 개미 투자자들이 속출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脫 한국’을 외치며 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8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상을 깨고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4.30p(3.82%) 내린 1869.45p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1900선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믿었던 개미들에게는 지옥 같은 하루였다.
외국인과 개미가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저가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 낙폭은 한때 143.75p까지 떨어져 1800선마저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브라더스 사태보다 시장 여파가 컸던 셈이다.
이날 저가 매도로 공황에 빠진 코스닥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됐고, 코스피시장에서는 선물가격 하락으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특히 지난 닷새간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예상액과 맞먹는 170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지면서 지수 방어에 나선 기관조차 사태를 지켜보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등 끝없는 증시 추락에 대한 공포감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날 도내 각 증권거래소에서는 손절 타이밍마저 놓친 개미들의 절규가 끊이지 않았다.
최익태씨(66)는 “연금을 받아 모은 6천만원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오늘 하루 동안만 1천400만원 정도를 잃은 것 같다”며 “이 곳에는 주식투자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아 의자에서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호진·유진상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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