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문화원 추사 유물 조건없이 받았다더니…

일본인이 기증한 과천문화원 추사 김정희 유물 4800만원 건넨 사실 숨겨

前 문화원장 “생활비 명목 준 것… 공개 안 한 건 불찰”

 

과천문화원이 일본인 후지츠카 아키나오씨로부터 추사 김정희 친필 및 간찰 등 자료를 기증받는 과정에서 수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하고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과천문화원 등에 따르면 과천문화원은 지난 2006년 일본인 후지츠카 아키나오씨가 소장하고 있는 추사 김정희 친필 14점 및 간찰 100여점 등 추사 관련 자료 2천700여점을 기증받았다.

 

당시 문화원은 후지츠카 아키나오씨가 추사 자료 기증기관으로 도쿄대와 과천시를 놓고 고민해 오다 과천시의 추사 연구자료를 보고 조건 없이 시에 추사 자료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천문화원은 추사 자료를 기증받기 위해 후지츠카 아키나오씨와 접촉을 갖는 과정에서 4천만원의 현금과 캠코더 등 수백만원의 물품을 제공했다.

 

더욱이 과천문화원은 금품제공 사실을 숨기기 위해 4천800만원의 사용처를 잡비 비용으로 회계처리했으며 문화원 기금 결산시 이사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해 왔다.

 

이처럼 잡비로 처리된 4천800만원에 대한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아 횡령 의혹이 제기되자 최종수 전 원장이 지난 18일 일본을 방문, 후지츠카 아키나오씨의 조카딸을 찾아 돈을 받은 확인서를 받아 왔다.

 

과천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문화원이 추사 자료를 기증받는 과정에서 사용한 기금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했는데 이를 숨기는 바람에 갖은 의혹이 제기됐다”며 “횡령의혹이 제기된 뒤 (친척에게) 받아 온 확인서가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종수 전 문화원장은 “후지츠카 아키나오씨가 아무 조건 없이 추사 자료를 기증했으며 당시 후지츠카 아키나오씨 집을 방문했을 때 생활형편이 너무 어려워 생활비 명목으로 4천여만원을 준 것”이라고 해명한 뒤 “당시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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