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해상공원 등 수변개발”-고양시 “수해·환경피해 불보듯”
김포시 “이전 해야”
한강신도시·영상산업단지 ‘시네폴리스’
물류·선박 왕래 필요…시너지 효과 복안
수년 전 부터 준비 자체 용역조사도 마쳐
한강하구 신곡수중보 이전 논의에 대해 최성 고양시장은 “이전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을 박았다.
“수중보를 이전할 경우 고양시에 미칠 경제적, 환경적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란 주장이다.
김포시는 신곡수중보를 현재 행주대교 남단에서 14㎞ 하류인 하성면 석탄리 하성대교 건설 예정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토해양부에 수중보 이전을 건의해 놓고 있다. 이미 지난 2009년 자체적으로 타당성 조사 용역까지 마친 상태다.
이에 고양시도 뒤늦게 지난 5월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곡수중보 이전 반대’ 학술용역에 착수했다.
김포시의 신곡수중보 이전 주장에 대해 신곡수중보 이전시 미칠 이수, 치수, 습지 보존, 환경, 생태학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김포시에 논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처럼 정부(국토해양부)가 신곡수중보 이전 여부를 결정하기도 전에 한강을 사이에 둔 지자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 김포시 신곡수중보 이전
김포시의 신곡수중보 이전은 지역개발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경인아라뱃길은 신곡수중보 상류쪽으로 연결돼 물류와 여객선박이 서울 도심까지 접근이 가능한다.
그러나 문제는 김포시가 추진 중인 한강주변 영상산업단지 ‘시네폴리스’와 김포한강신도시다.
이들 지역은 나루터 복원, 해상공원 조성 등 주변 수변개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 김포시의 복안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해당지역은 개발압력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한 전제조건은 신곡수중보 하단인 이곳까지 선박이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시절 신곡수중보 이전 재검토를 제안했던 유영록 김포시장도 취임 직후 이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고양시 “존치 해야”
한강수위 높아져 일부지역 침수 가능성
통선문 설치땐 장항습지 환경 파괴 우려
습지보존법 등 내세워 사업 백지화 주장
■ 고양시 신곡수중보 이전 반대
고양시는 수중보를 하류로 이전할 경우 한강의 수위가 높아질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고양시의 지난해 자체 조사자료에 따르면 신곡수중보를 하류로 이전할 경우 수면이 3~4m 상승, 장항습지(7.49㎢) 대부분이 물에 잠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고양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릴 경우 자연배수가 힘들어 행주, 강매 등 일부지역의 침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3월30일 킨텍스에서 열린 신곡수중보 이전 관련 심포지엄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신곡수중보가 하류로 이전할 경우 고양시 입장에서는 생태계 파괴와 수해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추가 배수장 설치 등으로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 경기도 통선문 설치 제안
신곡수중보 이전으로 ‘경인 아라뱃길’과 ‘경기도 강변살자’ 사업을 연계해 추진하려던 경기도로 입장이 곤란해졌다.
국토부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내부에서는 사실상 이전 논의를 중단시킨 상태다.
대신 경기개발연구원은 신곡수중보 이전 대신 해결책으로 수중보 하류 쪽으로 선박이 드나들 수 있도록 ‘통선문’을 설치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경기연은 지난 4월 고양시와 김포시에 통선문 설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경기연은 경인아라뱃길을 김포대교 상류 뿐 아니라 일산대교까지 잇고 장항습지를 보존하는 방안을 찾다 통선문 설치를 검토했다.
■ 고양시 통선문 설치도 반대
고양시는 “배가 다니게 하려면 준설이 불가피해 장항습지 생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또 다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도 “배가 다니면서 발생하는 파랑도 습지를 침식시킬 수 있어 통선문 설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고양시는 신곡수중보 이전 백지화를 위해 수중보 존치를 위한 심포지엄 개최, 환경·시민단체 연계한 시민 홍보 등 종합대책을 세우고 있다.
또 국토해양부가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할 경우를 대비해 환경부에 습지보전법을 내세워 사업을 중단시킬 각오다.
이처럼 두 지자체의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되자 이전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지자체의 눈치를 보며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국토부는 신곡수중보 이전 여부를 결정하는 ‘경인운하마스터플랜’ 용역결과를 올해 2월 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미루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신평동과 김포시 고촌면 신곡리를 잇는 1㎞ 길이의 신곡수중보는 김포 쪽은 물이 항상 빠져나가는 가동보 형태로 토사가 쓸려나가며 매년 수십t의 자갈과 토사로 메우고 있는 반면 고양쪽은 고정보 형태로 이뤄져 있다.
고양=유제원·박대준기자 djpar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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