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감’ 냉방기 중지… 민원인·공무원 ‘땀 뻘뻘’
실내온도 35도↑‘찜통청사’ 시 “절전목표 달성이 우선”
“제발 냉방기 좀 틀어주세요. 조금만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고 어떤 부서는 숨이 막힙니다.”
의정부시청 별관 4층에서 일하는 한 공익요원이 최근 실내온도가 35도가 넘는데도 냉방기를 가동시켜주지 않자 시 홈페이지 게시판에 하소연하는 글을 올렸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별관을 찾는 민원인은 물론 공무원들도 업무능률이 떨어지고 일 보기가 어렵다며 호소하고 있다.
별관은 청사(지상 4층, 연면적 5천327㎡) 창문 210개 모두가 실내 온도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P,J형(하단 부분만을 밖으로 밀어올리는 형)으로 돼 있다.
이로 인해 자연통풍이 안 되는데다 여름철이면 실내가 실외보다 2~3도 이상 높다.
별관에는 모두 14개 부서 220명이 근무하고 있다. 1,2층보다는 3,4층이 더 심각하다. 일부 직원은 선풍기를 틀어놓고 견디고 있지만, 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다.
그런데도 시는 에어콘 가동을 못해 주고 있다.
에너지 절감 목표관리제 지침에 따라 최근 3년간 평균 에너지 사용량의 4%를 절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파, 구제역 근무 등으로 난방을 하느라 1~3월에 월 목표치를 상회해 전력을 사용했다. 여름철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지 않으면 에너지절감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절약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감사를 받고 보조금이 줄어드는 등 불이익이 많다. 어렵더라도 참고 견뎌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아무리 호랑이 같은 에너지목표관리제라도 35도가 넘어가는 날씨에 냉방기를 작동치 않는 것이 과연 적절한 관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공직자 내부의 목소리가 높다.
한 공무원은 “이같은 현상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현재의 P,J형 창문을 여닫이, 미닫이로 바꿔 자연통풍이 가능토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부취재본부=김동일기자 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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