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출시 1년…서민은 여전히 춥다

대출심사 강화·가계 부채 증가 금융기관 소극 대처로 흐지부지

수원에서 조그만 자영업을 했지만 영업난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지난해 정부가 햇살론을 출시하자 800만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지속되는 불황으로 올해 초부터는 이자를 내지 못해 등급이 오히려 더 하락했다.

 

이처럼 서민들에게 따뜻한 햇살을 찾아주겠다던 햇살론이 출시 1년을 앞두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위원회와 도내 상호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대출상품으로 햇살론을 출시, 지난해 7월26일부터 6등급 이하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에게 10%대 금리로 긴급생활자금, 창업자금, 사업운영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햇살론은 지난 5월 말 기준 실적이 총 17만8천건 누적 잔액 1조6천억원을 넘었지만 대출심사 강화 및 가계 부채 증가가 맞물리며 금융기관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1년이 채 안돼 흐지부지한 상태다.

 

실제로 도내에서도 농·축협을 통해 햇살론을 대출받은 건수는 5월 말 기준으로 1만6천951건, 1천450억원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중 90%가 넘는 1만5천600여건, 1천355억원의 대출실적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실적이다.

 

이처럼 햇살론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6월 말 현재 햇살론 대출잔액이 45억원 수준을 기록 중인 C상호금융기관(수원)은 지난 1월 말 대출잔액 46억원보다 실적이 소폭 줄어들었다. 관련 문의도 거의 끊긴데다 출시 1년이 채 못된 시점에서 벌써 2천300만원(4건)이 부실대출로 정리되고 10건이 채권관리부서에 넘어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 기관 대부업무 담당자는 “햇살론의 경우 금융기관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1년이 못된 시점에 실질적인 연체율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등 각종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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