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은 토양, 기후, 재배기술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동일한 작물을 같은 시기에 재배하여도 농업인의 관리방법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다르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인의 영농현장에 지금까지 연구 개발된 기술을 작물의 생육단계별로 적정 시기에 보급하여 농업인이 과학영농을 실천하여 최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지도하는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사례분석을 통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경기 이천의 상추 재배농가(송영해 사장)는 농업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하여 28년 동안 묵묵히 농사에 전념해 오고 있는 농가이다. 축산업에서 2001년에 채소농사로 전환하여 정착하였으나, 최근 3년 동안은 여름상추 재배시마다 시들음병 발생 등으로 수확을 전혀 못하였다. 자기 혼자서는 상추 농사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여름상추를 정상적으로 재배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농가는 2009년 5월에 이천시농업기술센터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때마침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전문가(기술지원과 채영 박사)는 여름상추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기술지원이 필요한 대상 농가를 찾고 있었다.
전문가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기적이었다. 전문가는 농장을 방문하여 농가의 문제점을 꼼꼼히 분석하여 맞춤형 기술지원을 하였다. 지금까지 농가에서는 연중 휴작 없이 상추만 계속 재배하면서도 적절한 양분을 공급하지 않아 지력이 매우 약할 뿐만 아니라 토양에 뿌리혹선충과 Fusarium 균에 의한 시들음병이 심하게 발생하고 있었고, 재배 면적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하여 이랑이 없는 평바닥재배를 하고 있었으며, 여름철 시설내 공기순환을 위한 장치가 전혀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전문가는 간단하면서도 여러 가지 종합기술을 적용하였다. 첫째 연작으로 인한 토양 중의 유해미생물을 없애기 위해 토양소독을 실시하였고, 둘째 적정 양분 공급을 위해 시비체계를 개선하고, 셋째 연작장해를 극복하기 위해 성질이 반대되는 작물인 부추를 재배하는 윤작을 시도하였다. 또한 영농작업을 편리하게 하고 상추 뿌리 발달을 촉진하도록 이랑과 두독을 만들고, 공기유동을 원활하게 해 주기 위해 유동팬을 설치하였다.
그 결과 농가에서는 2010년 여름상추 재배에 성공하여 3억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이는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센터 전문가의 기술 지도를 신뢰하고 따라준 결과의 산물이라고 판단된다.
현장에 답이 있다. 영농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맞춤형 지술지원을 통하여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을 육성해 가기 위해서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과학농업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기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농업을 추구하기 위하여 새로운 품종과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농업인과 함께하는 현장실증연구를 통하여 문제점을 바로 해결하고 적용하여야 한다.
셋째, 성공한 농업인의 노하우가 주변의 농업인과 품목별 주산지역에 확산되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농업인들은 열린 사고를 통하여 스스로 강해지고 경영역량을 갖추어서 실질적인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농업과학기술은 세계 5위 수준에 있지만 영농 현장의 활용도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영농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종합화된 실용기술을 공급자 중심에서 보다는 농업경영체가 요구하는 핵심기술 중심으로 보급하여 기술의 가치를 높이는 종합컨설팅이 중요하다.
정 준 용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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