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출두 직전 지인에게 전한 '세세한' 심정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감사원 검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지난 28일 검찰에 출두하기에 앞서 자신의 심경을 조목조목 정리해 지인에게 밝혔다.
또 "인멸할 증거도 없고, 소환에 불응할 생각도 없다"며 "자진출석해서 모든 것을 있는 데로 밝히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고 이 측근은 덧붙였다.
이어 은진수(50) 전 감사위원은 브로커 윤여성(56)씨와의 인연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브로커 윤 씨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검찰에서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3년쯤으로 당시 건설회사 임원출신인 윤씨의 형사 사건을 맡게 되면서였다고 밝혔다.
사건이 잘 처리됐지만 윤씨가 성공보수금을 지불한 형편이 안돼 "먼 훗날 사업이 잘 되시면 신세갚아라"라고 격려했는데 3년후인 2006년쯤 윤씨가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와서 "그동안 사업에 성공해서 재기했다"라고 인사를 했고 이후 둘 사이는 자연스레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브로커 윤씨 2억원 제의 거절, 형 취직 부탁은 후회
은진수 전 위원은 또 부산저축은행 변호사로 선임돼 활동하게 된 사연과 지난 2008년 국회의원 선거 준비 시절 부산저축은행이 윤씨를 통해 "추적도 되지 않는 돈"이라면서 자신에게 제공하려던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완곡히 거절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은 전 위원은 그러나 자신의 친형과 관련해 윤씨에게 취직을 부탁한 사실에 대해서는 "자신의 불찰"이라며 후회했다고 지인은 전했다.
은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자재부장으로 근무하던 형이 사업을 하겠다며 직장을 나왔다가 많은 손해를 봤고, 이 때문에 부산의 노모가 많이 걱정을 해 지난 2009년 8,9월쯤 윤씨에게 "형이 부산저축은행 경력직 사원으로 취직할 수 없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브로커 윤씨는 이에 대해 "나이가 많아 텃세가 있는 저축은행 경력 사원으로 취직하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전했고 이후 같은해 12월말쯤 중소업체 감사 자리(모 카지노 업체)가 곧 생길 것 같다는 연락을 해왔다는 것이다.
은 전 위원은 이와 관련해 "자신은 형의 취직이 뇌물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밝혔다고 지인은 전했다.
그러면서 은진수 전 위원은 "형이 받은 월급 총액 8,000만원에서 단 한푼도 받은 적도 없고 식사 대접받은 적도 없다"며 "그저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비난을 달게 받겠다"는 심경도 밝혔다는 것이다.
은 전 위원은 저축은행 감사 등과 관련해서는 윤씨로부터 "현 정부가 부산저축은행만 너무 혼내는 것 같다, 105개 저축은행 중에서 5개를 샘플 조사하는데 4개가 부산저축은행 계열인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은 전 위원은 금융위기 해법중에는 퇴출이 최후의 수단이지만, 퇴출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책임은 경영실패, 정책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겹친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은진수 전 위원은 끝으로 "10억대 물방울 다이아를 받았다는 허무맹랑한 언론보도로 저와 가족들은 중형보다 더 무거운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은 사법절차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심경정리를 마무리했다.
은씨 모친, 부산저축은행에 7,000만원 예금 소유
은씨 가족에 따르면 은씨 모친인 이모씨는 지난 2010년 부산저축은행에 2개의 계좌와 손녀 이름으로 1개의 계좌 등 3개의 계좌에 7,0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었다. 이 가운데 2개의 통장 5,000만원이 지난해 12월 6일로 만기가 돼 인출을 한 뒤 다시 이를 손녀 두명의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해 재예치 해뒀다고 밝혔다.
이 예금은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가 됐을 때까지 인출되지 않았으며 지난 3월 피해구제조치 차원에서 2,000만원까지 인터넷 신청을 통해 인출할 수 있게 돼 뒤늦게 3개 계좌에서 6,000만원을 인출했고 아직까지 1,000만원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전 위원은 검찰조사에서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통장 사본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고 가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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