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밝은 미래, 강소농 육성에 달렸다

선진국은 대부분 농업의 기반이 탄탄하고 적어도 먹을거리는 걱정하지 않는 기반 위에서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농업은 호당 경지면적이 1.46ha로 미국의 1/100로서 선진국이 되기 위한 기반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농가수가 줄어들고 농가소득이 정체되는 등 우리농업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농촌고령화 비율은 2010년에 비해 1.3배 증가한 45.6%에 이르고 있다.

 

우리농업은 어려움을 기회로 살릴 수 있는 저력과 강점이 있다. 그것은 우리농업 기술력이 세계 7위로서 강대국의 기술과 거의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IT, BT 등 첨단기술은 세계 제1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이를 활용 앞으로 농업에 융·복합화하면 새로운 농업기반기술을 발전시켜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업의 환경과 소비 형태를 보면 새로운 비즈니스 마인드와 신선한 아이템을 농업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고학력 전문 농업인이 주도하고 있고, 농업ㆍ농촌이 식량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차원보다 도시민 생활수준 향상으로 농촌관광이 성장하고 있으며, 농촌자원 활용에 있어 새로운 기능에 대한 수요도 증가 하고 있어 규모가 작은 소농의 유리함을 살린 고부가 농업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경영주의 역량에 따라 비슷한 영농규모에서도 소득격차가 큰 실정이므로 작목의 선택, 새로운 마케팅전략, 구매를 유발할 수 있는 서비스, 새로운 디자인 도입 등을 구상하고 결정하는 경영주의 역량이 중요한 소득결정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경영주의 꿈과 열정을 더욱 중요한 역량으로 생각한다.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은 응지론농정소(應旨論農政疎)에서 “농민이 잘살아야 행복한 나라가 된다” 라고 역설했다. 농사를 짓는 백성은 높기로는 선비만 못하고, 이익으로는 장사만 못하고, 편안하기로는 공업만 못하다고 하면서 그런 평가를 바탕으로 유명한 삼농정책을 피력했다.

 

“첫째는 편농(便農)이니 장차 편하게 농사짓게 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후농(厚農)이니 농사를 지으면 이익을 높게 하려는 것이고, 셋째 상농(上農)이니 농업의 지위를 높이려는 것입니다” 라고 제시했다.

 

농업을 쇄신하려는 다산의 시대적 사명감은 최근 농촌진흥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 즉 강소농 육성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는 국토면적은 경상남북도를 합쳐 놓은 넓이고, 토양은 척박한 데다 농업 인구는 안산시 인구보다 적은 60만 명에 불과해서, 어느 모로 봐도 농업 강국의 면모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화훼류 수출만 연간 200억달러에 이른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꽃 중, 열에 여섯 송이가 네덜란드산이다.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은 물론 가족중심의 강소농 운영으로 농업선진국이 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동안 우리농업은 농업인과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농업생산성 증대, 농촌 삶의 질 향상 등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앞으로 경영주의 자신감을 높이고 경영효율과 경영역량을 향상시키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규모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소농의 유리함을 기회로 살릴 수 있는 꿈과 열정을 가진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 육성이 경기농업 경쟁력 향상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올해 2천100개소의 강소농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 1만2천개의 강소농을 키울 계획이다. 경영주만이 아니라 지역단위에서 농특산물과 어메니티(amenity) 자원이 연계된 지역 농업경영의 조직화로 경영효율과 경영역량을 향상시켜 세계농업과 겨룰 수 있는 강한 농업,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가 보이는 강한 농촌을 꿈꿔 본다.

 

이상필  경기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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