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 조명호 상임위원장은 "지난 23일 일본 도쿄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 뒤뜰에 있는 이천오층석탑을 방문해 살펴본 결과 탑 기단부와 3층과 4층 모서리가 떨어져 나갔으며 4층과 5층이 오른쪽으로 25㎝ 정도 뒤틀어져 있었다"며, 지진 피해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고 27일 밝혔다.
조 위원장은 "지진 피해 후 설치한 가림막을 열고 들어가 보니 주변에 수목이 많고 습도가 높아 탑 곳곳에 녹색 이끼가 심하게 끼어 있었고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파손될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며 "한 번 더 강진이 온다면 적어도 일부는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쿠라문화재단 설명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 오후 지진 피해를 확인하고 16일 가림막을 쳤다고 한다.
조 위원장은 "일본 문화재당국이 재단에 지진 피해를 물었을 때 전체적으로 피해가 없다고 답신했고 석탑에 대해서도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환수위가 3월 지진 직후 전화로 문의했더니 '흔들리기만 했다'고 답변했었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환수위 측은 이에 "한국 측이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보낼 수 있고 일본 전문가와 공동으로 조사하면 좋겠다"고 제의했으나 오쿠라문화재단 측은 "이사장과 상의해보겠다. 일본인 기술자만으로 가능할 것이다"고 사실상 거절했다.
이어 "석탑의 안전한 관리와 보존을 위해서라도 한국 반환이 불가피하다"는 요구에 오쿠라재단 측이 "100년 가까이 잘 지켜왔는데 한국에 가면 자식이 없어진 것 같이 섭섭하다"고 난색을 보여 작은 논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환수위와 오쿠라문화재단의 면담에는 재단 이사이자 오쿠라슈코칸 부관장 시부야 후미토시, 주임학예관 유즈리하라 준코씨가 참석했다.
한편 조병돈 이천시장과 조 상임대표, 박창희 실무위원장, 박형민 사무국장 등은 오는 10일 일본을 다시 방문해 피해조사와 수리, 환수 문제를 논의할 예정으로 있어 환수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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