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자생하는 토종식물과 외국에서 들어와 정착한 귀화식물까지 합치면 약 7천30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산에서 자라는 산림식물이 4천600 여 종이며, 식용이나 약용식물은 2천100여 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 살기 좋은 생태 환경이 형성되고, 고산지대와 낮은 곳, 해변과 섬지역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대의 영향으로 수많은 식물들이 고루 분포하고 있는 종(種) 다양성의 보물 창고이다.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기후와 지형과 토질 등 다양한 인자의 영향으로 많은 식물이 식용, 약용, 산업용, 관상용, 밀원식물 등 그 쓰임새도 다양하다. 이런 생물자원은 국가의 주요한 자산이며 자원이다. 식물자원은 무한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이다.
이젠 중요한 식물자원의 보존을 위해 국민의 의식을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 봄만 되면 산에서 자라는 식물에게는 수난기다. 전국의 유명한 산들이 산·약초 채취자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산나물을 뜯고, 약초를 캐고, 심지어 식용의 나뭇잎과 약용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큰나무의 밑둥을 자르는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수도권 근교의 산들이 더욱 우려스럽다. 서울과 근교 도시를 연결하는 도시철도의 광역화로 입산자의 폭발적 증가, 웰빙시대 청정 먹거리인 산나물의 수요 증대, 노령 실업자의 생활비 충당을 위한 직업적 산채와 약초 채취활동 등 위해요인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과거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대의 산나물 채취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나물 채취가 옛날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법률적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산나물 채취는 금지지역이 아닌 곳에서 소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관행적, 후진적 자연채취에서 벗어나, 경제적이고 품질이 우수한 임산물의 대량 생산과 공급을 위해 재배 임업을 더욱 활성화 하고 규모화와 집단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부(산림청)에서는 주요한 산림식물 자원 보호를 위해 ‘산림보호법’을 제정하여 2010년 3월10일부터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주요한 산림식물 자원이 자라고 있는 곳은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산림보호구역에서 보호하고 있는 산물을 허가를 받지 않고 절취하거나 훼손하면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
21세기는 환경의 세기이며, BT(Bio- Technology)산업이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붓순나무에서 추출한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로 만든 ‘쿠퍼스’ , 주목에서 추출한 항암제 ‘택솔’은 BT(생명공학기술)를 접목하여 산림자원을 고부가가치화 한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의 산림에는 엄청난 유용한 자원이 자라고 있다. 미래의 산업 자원인 산림에 보다 큰 관심을 가지길 바라며, 산불 피해를 방지하고, 산림 식물자원이 무분별하게 채취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산림자원 보호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권영계 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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