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훼산업 종사자들이 염원하던 1억 달러 화훼수출이 2010년 말 드디어 달성됐다. 1998년 1천만 달러 돌파 후 2005년에 5천만 달러 달성에 이르렀고, 그 후 5년 만에 2배의 수출신장을 이뤄낸 것이다. 이는 2009년의 7천700만 달러에 비해 33%의 증가를 보인 것이며 주요 작목별로 보면 장미는 2009년 2천만 달러에서 3천400만 달러로 70%, 국화는 800만 달러에서 약 1천400만 달러로 72%, 나리는 약 2천500만 달러에서 2천800만 달러로 12%, 난은 1천600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로 23%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화훼재배 농가수가 2003년 1만3천596농가를 정점으로 2009년 1만685농가로 줄어들고 화훼생산액도 2005년 1조원을 정점으로 2009년 8천640억 원으로 감소한 것에 비하면, 화훼수출 1억 달러 달성은 수출대상국의 기호에 맞고 고급화된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었음을 반증하는 결과임과 동시에 화훼산업을 수출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판단된다.
이러한 화훼산업의 성장 트렌드에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외국 품종의 로열티 문제이다. 화훼산업에 있어서 로열티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화훼품종들은 그 육성역사가 짧아 거의 대부분의 재배품종들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으로 유출되는 로열티의 지속적인 증가를 예측한 농촌진흥청에서는 산·학·관·연이 함께하는 로열티대응사업단을 만들어 2006년에 장미, 2007년에 국화, 이듬해에 난 순으로 운영하기 시작, 그동안 외국품종에만 의존하던 국내 화훼재배 농가에 국내 연구진이 육성한 신품종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2010년 말을 기준으로 각 작목별 재배면적 중 장미는 18%, 국화는 15%, 난은 4%를 국산품종으로 외국품종을 대체 보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성이 우수한 국산 신품종의 보급 확대에 힘입어 재배기술도 한층 더 도약하여 지난 연도에는 외국으로 수출된 장미와 국화의 35% 이상을 국산품종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가격도 일본 품종에 못지않는 높은 가격을 당당히 받고 있다. 특히 국산 명품국화 ‘백마’는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종자원에서 2010년도에 주관한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경연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 일본동경국제박람회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찬사를 받으며 3년간 1천800만 달러의 수출을 협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 연간 1인당 꽃 소비금액은 20달러 정도로 1인당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이며 행사용 비중이 80%로 다른 나라에 비하여 높은 것이 소비확대의 걸림돌이다. 또한 화훼수출대상국이 일본, 중국 등으로 편중되어 있어 수출국 다변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는 민간육종가를 계획적으로 양성하여 세계시장과 겨룰 수 있는 밑거름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화훼산업을 1차 산업으로 보던 시각을 넘어 문화와 트렌드에 맞는 패션산업의 개념으로 확장하여 관상용에서 기능성까지 외연확대를 통한 새로운 블루오션 창출이 필요하며 지역별로 개최되고 있는 다양한 꽃 축제를 국제적인 행사로 키워 우리 꽃의 세계적 수요 창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화훼수출 1억 달러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반경 2천km 내에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43개이고 바다를 접한 인구만 6억 명인 시장이 존재하여 우리가 ‘아시아 지역의 물류 허브’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화훼를 수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허건양 농촌진흥청 화훼과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