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김원석 著, 명진출판 刊
김수환 추기경(1922~2009)이 선종한지 2년이 지났지만 그 이름이 주는 울림은 여전하다. ‘시대의 어른’이 떠난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수록 생전의 가르침을 되새기려는 마음 또한 간절한 법이다.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를 통해 리더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균형과 섬김의 리더십을 제시한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명진출판 刊)가 출간됐다.
이 책은 장사꾼이 되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소년, 참한 여성과 결혼을 하고 싶어했던 남자, 엄격한 신학교 기숙사 생활에 반항을 한 신학도 등 인간적인 추기경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또 태평양전쟁에 강제 동원돼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이야기며 텔레비전으로 방송되는 성탄 미사에서 독재정권을 비판했다가 주변인들까지 보복당한 이야기 등이 실려 있어 김수환 추기경의 다양한 면모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김 추기경은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비로소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신부가 됐다. 독일 유학을 통해 이론을 겸비한 실천가로 거듭난 후 특유의 열정과 추친력으로 카톨릭 언론사 운영과 교구 활동을 이끌었다. 47살에 세계 최연소 추기경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에 서임된 그는 이후 40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한편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편에서 서서 진리와 정의의 가치를 실천했다.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이면서 시대의 증거자이기도 했던 김 추기경의 삶을 총 40여컷의 사진들과 함께 만날 수 있어 그를 기리는 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낮은 곳을 찾아다니며 사랑을 전하고 종교와 종파, 세대 간 갈등을 뛰어 넘어 진리와 정의의 가치를 실천한 영원한 롤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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