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장인의 숨결 따라 '한 땀~ 한 땀~'

지난 3월 30일 용인 경기도박물관 복식보존처리실.

 

처리실 안은 오는 8일 개관 예정인 경기명가 기증 출토복식 특별전 ‘이승에서의 마지막 치장’展의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날은 박물관이 출토복식의 보존처리 및 복원의 전과정을 공개했다. 설명은 복식사를 전공한 정미숙 학예연구사가 해주었다.

 

출토된 복식은 훼손 및 부패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서 최대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박물관으로 옮겨진다고 했다. 옮겨진 모든 복식은 그늘에서 건조과정을 거친 뒤 본격적인 보존처리에 들어가게 된다.

 

우선은 원형에 대한 기록이 먼저다. 분류와 목록 정리에 이어 기기를 이용해 현재 남아 있는 색상을 기록하고, 무게측정, 직물의 구조를 촬영해 자료로 남긴다.

 

이어 먼지를 제거하고, 미지근한 물에 담가 세척 과정을 거친다. 물 세척 과정을 수 차례 계속되고, 붓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조심스럽게 털어낸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옷에서 배어나던 쾌쾌한 냄새는 어느 정도 제거된다.

 

다음은 형태를 보정하는 과정이다. 찢어지거나 없어진 부분은 유물과 같은 섬유의 실을 이용한 바느질을 통해 보수를 하고, 이후 색상의 바랜 정도를 고려해 원형을 복원한다. 

이같은 전 과정은 유물의 훼손을 막기 위해 항온 항습이 유지된 공간에서 이뤄진다.

 

정 학예연구사는 “수백년동안 땅 속에 묻혀 부패가 심하기 때문에 햇빛에만 노출되도 손상되기 쉽다”며 “보존처리의 기본은 더 이상의 손상을 줄이고 유물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70여점의 복식 유물을 전시한다. 이 중에는 1600년대 후반에 사망한 여성인 성산이씨의 묘(파주시 광탄면)에서 출토된 ‘화조문자수스란치마’도 포함돼 있었다. 이 유물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화조문자수스란치마’는 6폭의 치마에 놓아진 자수 화조무늬가 일품이고, 왕실 관련 유물로서의 위엄을 간직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중기 화조화와도 관련성을 찾아 볼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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