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삐라 살포땐 조준사격” 또 위협

탈북자단체, 백령도서 대북전단 살포 계획… 인천 시민단체 중단 촉구

탈북자단체들이 백령도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할 경우, 북한이 직접 조준사격을 하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백령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전단 살포를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의 이같은 경고는 남측 20여개 탈북자단체가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25·26일 이틀간 백령도 심청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엄포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천암함에 이어 연평도 도발을 경험한 터라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같은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전단살포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남북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북한은 지난 23일 저녁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를 통해 잇따라 삐라 살포에 대한 조준격파 사격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특히 대북전단 살포 행사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한 뒤 ‘전쟁행위’로 몰아가며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 등 매우 이례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와 관련 백령도 주민들과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보수단체의 백령도 대북전단 살포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인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인천평통사)’ 등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보수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천안함 피격 1주기를 맞아 25~26일 백령도 심청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7시 출발하는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행 화물선에 전단지 차량을 실었다.

 

백령도 주민들과 인천평통사 등 시민단체들은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을 자극해 제2의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부를 수 있다며 보수단체에 살포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백령도 이장단 17명은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대북전단을 실은 화물선이 들어올 경우 주민들의 차량을 이용, 차단막을 만드는 등 접안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방침이다.

 

김정석 백령면장은 “백령도 주민들은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이후 최근까지 대피훈련을 지속적으로 할 정도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북한이 보수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계속될 경우 조준사격을 하겠다는 위협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천평통사는 이날 여객터미널과 해운회사 앞 등지에서 대북전단 살포 반대 1인 시위를 열었으며 오는 25일 백령도에서 대북전단 살포 중단촉구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열기로 했다.

 

김재민·허현범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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