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저축성보험이 효자여”
수원에 사는 김모씨(55)는 노후 대비와 투자까지 하는 방법을 고심하던 끝에 최근 저축성 보험에 가입했다.
고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에 돈을 넣자니 최근 부실 저축은행 문제가 떠올라 마음에 내키지 않았고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탐탁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안전자산 예금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저축성보험으로 몰리고 있다.
예금과 마찬가지로 한꺼번에 돈을 맡기는 일시납부가 가능한 보험 상품이 등장한 것도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 중반까지 올라오긴 했으나 아직 시중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마땅한 투자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노후 대비를 위해 은행 예금과 비슷한 저축성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계약자가 낸 돈을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해 만기에 돌려주는 보험 상품이다.
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비슷하지만 약간의 위험보장 기능이 추가돼 있다. 이율은 일반 은행금리보다는 약간 높다.
올 3월 기준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생명보험사가 4.7∼5.1%, 손해보험사가 5.0∼5.2% 수준으로 은행 금리보다 1%p가량 높다. 또 예금처럼 한꺼번에 돈을 맡기는 일시납 가입이 가능해 특히 유동성이 풍부한 거액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생명보험사 공시이율 4.7~5.1%… 은행금리보다 높아
10년 이상 계약 유지땐 이자 소득 비과세 혜택도 매력
시중금리 상승보다 늦게 결정… 해약환급금 확인해야
상품마다 차이점은 있지만 5년 이상 납부 시 최대 36개월 납부유예로 해지 걱정을 덜 수 있으며 중도인출 및 추가납부로 필요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
세제 혜택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성 보험은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저축금액이 많다면 누릴 수 있는 비과세 효과가 상당해 장기로 목돈을 굴리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최근 보험사들은 ‘보너스 이자’ 등을 더한 저축보험 상품들을 출시했다.
ING생명은 10년 만기 시 공시이율에 추가로 매년 0.2%p의 보너스 이자를 더해 10년간 2%p 이상의 추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무배당 더드림 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10년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과 더불어 기본 보험료 월 100만 원 이상 납부 시 기본 보험료 1% 할인 혜택까지 준다.
예컨대 40세 남성이 월 50만 원을 2년간 내면 총 납부 보험료는 1천200만 원이지만 공시이율 5.0%와 보너스 이율에 비과세 혜택까지 적용받아 10년 만기 시 1천685만 원을 받게 된다.
알리안츠생명도 ‘(무)알리안츠VIP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공시이율(3월 현재 4.8%)로 적립되며 시장금리가 하락해도 최저 금리(10년 이내 2.5%, 10년 초과 2.0%)를 보증한다. 자금의 여유가 있을 때에는 기본 보험료의 200%까지 추가로 보험료를 내 적립금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공시이율만 보고 성급하게 가입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저축성보험도 보험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일단 저축성보험은 최소 가입기간이 3년이며, 비과세를 위해 10년간 돈을 묻어놔야 한다. 따라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또 은행의 예·적금 상품은 가입시점의 약정이율이 만기까지 적용되지만 저축성보험은 공시이율 적용주기에 따라 자신이 가입한 계약의 이율이 변동되므로 환급금이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5% 공시이율이라고 해도 저금리가 지속하면 공시이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입에 앞서 본인이 들고자 하는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 경과기간별 환급률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는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저축성보험에 적용되는 금리인 공시이율은 국고채, 회사채, 정기예금 금리를 모두 반영해 결정되기 때문에 시중금리 상승보다 움직임이 늦다.
은행 예금과 달리 10∼20%에 달하는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징수, 7년 내 해지하면 해지공제액 추가 공제 등으로 해약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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