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어주는 총장’ 최문자 시인, 대표작 100편 엄선

닿고 싶은 곳  최문자 著, 시월 刊

‘시 읽어주는 총장’으로 유명한 최문자 협성대학교 총장이 시선집 ‘닿고 싶은 곳’(시월 刊)을 최근 내놓았다.

 

최 총장은 지난 198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왕성한 시작 활동을 벌여온 시인. 그간 ‘귀 안에 슬픈 말 있네’와 ‘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 ‘울음소리 작아지다’ ‘나무고아원’ 등 다섯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박두진 문학상(2008)과 한송 문학상(2009)을 수상한 바 있다. 협성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직접 시를 읽어주는 행사를 벌여 지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대학 문화 조성에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간은 그간 발표한 시 가운데 100편의 시를 가려뽑아 묶은 시선집으로 최 시인의 작품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는 행으로 시작하는 표제작을 비롯해 19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 등 연대별 대표작들이 수록됐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인의 농익은 표현과 감성, 세상과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각의 변화를 포착하는 것은 타자의 삶을 나의 인생에 대입해보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와 관련 김수이 문학평론가는 최 시인이 다룬 주제의 범주는 “고통과 사랑과 생명의 트라이앵글 ”이라고 평했다.

 

한편 최 시인은 서문을 통해 “이 한 권의 시선집은 내 시의 유일한 흐름이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사유하고 사유한 것들을 시적으로 규정하고 언어화하는 데 능란한 시인이고 싶지 않다. 다만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환시나 광기의 촉수와 피를 가지고 시에게로 무작정 막무가내로 쓰려지며 투신하는 시인이고 싶다”고 쓰고 있다. 최 총장의 왕성한 시작 활동을 기대케 한다. 값 5만원.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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