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선택이 ‘건강’ 좌우한다

걷기 운동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걸을 때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합한 신발 선택법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신발을 고르다 보면 어떤 것이 자기 몸에 맞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기존 운동화류에서 대충 발길이와 폭만 따져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고민을 국립중앙의료원(원장 박재갑)이 개최한 ‘신발과 건강 심포지엄’의 전문가 발제 내용을 통해 해결해보자.

 

■ 걷기운동에 신발, 왜 중요한가

발은 26개의 뼈와 100개의 인대, 힘줄, 근육, 신경 등이 연관돼 있어 몸에서 중요한 기능을 지닌다.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많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적절한 자세로 보행하거나 잘못된 신발을 신는 것은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양윤준 인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고,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중등도 강도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씩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며 대표적인 예로 속보나 보통 속도로 걷는 것을 추천했다.

 

통기성·적당한 쿠션 갖추고

 

발앞꿈치 둥근 것이 바람직

 

킬힐은 무지외반증 등 위험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걷기를 오래 하다보면 만성 근골격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연 서울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하이힐의 경사진 구조와 경사를 이기기 위한 발가락 압박 구조형태, 발등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부재 등으로 인해 과각화증·무지외반증·발목염좌·인대손상·퇴행성 관절염·척추전만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발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신발에 발을 맞추기보다 발에 신발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어떤 신발 골라서, 어떻게 운동할까

걷기 운동에 좋은 신발 선택법에 대해 이태임 분당제생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뒷굽이 약 10도 정도 경사져 있으면서 신발의 바깥 창이 미끄럽지 않도록 마찰력이 좋은 폴리우레탄 소재로 제작된 신발을 신는 게 좋다”면서 “너무 오래 신어 창이 많이 닳은 신발은 신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엽 ㈜하나메디텍 대표는 “신발 전문가인 슈피터(Shoe Fitter)가 있는 신발 매장에 가서 정확한 양발의 치수를 측정하고 사이즈가 큰 발을 기준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면서 “걸을 때 체중 부하로 발의 볼, 길이, 뒤꿈치 넓이 등이 변화하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약간의 보행을 해봐야 한다”고 권했다.

 

김 대표는 또 “보호기능, 통기성, 적당한 쿠션 등을 갖추고 있으면서 발앞꿈치가 둥근 게 바람직하다”면서 “볼이 넓고 발바닥과 발등을 이루는 중족골두부와 신발의 볼 부위가 동일하게 꺾이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시복 한양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앞코가 뾰족하고 뒷굽이 높은 구두 등 불편한 신발을 계속 신게 되면 무지외반증이나 중족골통, 종자골염, 티눈 등의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걷기 자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양 교수는 “걷기는 매일 30분 이상씩 속보나 보통 속도로 걷는 게 도움이 된다”면서 “걸을 때는 키가 더 커 보이게 할 때처럼 바르게 펴고, 머리는 바로 들며 전방 5~6m를 자연스럽게 쳐다볼 정도의 시선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또 어깨는 약간 뒤로 젖히듯이 바로 펴고, 팔을 자연스럽게 앞뒤로 움직이면서 배는 가볍게 등 쪽으로 집어넣고 편다는 느낌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발은 불편하지 않다면 평행하게 ‘11’자 형태를 유지하고, 발뒤꿈치 바깥쪽부터 바닥에 닿고 발바닥 전체로 디딘 후 앞꿈치 안쪽으로 체중이 이동하게 해야 한다고 양 교수는 강조했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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