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채우는 알찬 봄방학

곧 봄방학이다. 방학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게 짧은 휴식이지만 한 해의 계획을 세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 때 책 한 권을 읽으며 지식과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것은 어떨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양성우)가 선정한 2011년 ‘2월의 읽을 만한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세상에 대한 해학과 애정… ‘풍경의 깊이 사람의 깊이’

첫 번째로 추천하는 읽을 만한 책은 언론인과 소설가라는 두 길을 걸어온 최일남 작가의 신작에세이 ‘풍경의 깊이 사람의 깊이(문학의문학 刊)’다. 독서일기와 작품평을 비롯해 작가의 이력을 잘 보여주는 기자 시절의 에피소드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날카로운 역사적 감각과 현실 비판을 유머와 해학 넘치는 문체로 담아냈다고 평가 받는 문학 신간이다.

 

저자는 ‘글쟁이’답게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리고 있다. ‘해토머리’, ‘얼금뱅이’, ‘아주까리’, ‘내남직없이’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귀한 한국어부터 ‘위의(威儀)’, ‘종용(從容)히’, ‘동몽(童蒙)’, ‘포의(布衣)’ 같은 거의 쓰이지 않는 한자어들, 여기에 ‘바탕화면’, ‘허걱’, ‘외짝 엄마’ 같은 21세기 신출 한국어들이 눈길을 끈다. 말의 성찬을 즐기며 한국인과 우리나라의 풍경, 그리고 한국의 삶 속에서 태어나고 사라졌던 온갖 물상을 생생하게 각인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값1만3천원

 

나쁜 생각에 속지 않으려면… ‘나쁜 생각’

 

‘풍경의 깊이…’가 감성적으로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을 준다면, 철학자 제이미 화이트의 ‘나쁜 생각(오늘의 책 刊)’은 똑똑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접하는 것들을 논리상의 오류, 나쁜 의도를 숨기려고 하는 교묘한 술책, 엉터리 통계를 인용하는 뉴스 기사 등 논리를 위반하는 ‘나쁜 생각’들을 폭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사례를 비난하는 것에서 나아가 애매어의 오류, 동기의 오류, 권위의 오류, 편견, 논박, 반계몽주의, 불일치, 애매한 말, 논점 회피, 우연, 통계, 도덕병 등 접하기 쉬운 논리적 오류 12가지를 설명한다. 또 나쁜 생각들에 속지 않고 생각하는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값1만4천원

 

세계적 인물들 생생 뒷담화 ‘위대하거나 사기꾼이거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방학 기간에 인생의 롤 모델을 찾고 싶다면 ‘위대하거나 사기꾼이거나(이마고 刊)’가 도움이 될 듯 하다.

 

인물 평론가 폴 존슨이 60여 년간 자신이 직접 만났던 총리, 대통령, 왕족, 교황, 교수, 정치가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사 100여 명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한 책이다. 마거릿 대처에게 자문을 하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에게 상담을 해주고, 리콴유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버트런드 러셀의 원고를 교정해주고, C.S.루이스와 산책을 하고 숀 코너리에게 언론 대처법을 알려준 사연들은 독자들이 유명인사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저자의 개인적 만남을 통해 베일이 벗겨지는 유명 인물들의 실제 모습에서 새로운 장단점이 부각된다. 틈이 나는 대로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읽어도 상관없기 때문에 짧은 시간을 활용하기에는 제격이다. 값1만5천원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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