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학력향상 선도학교’ 10곳 선정 “뻔한 평가기준” 비판 여론

‘전통·성적 우수학교’ 위주… “경쟁만 부추길 것”

인천의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10곳이 발표됐지만 지역의 대표성과 학교 선호도, 성적 우수 학교 등을 감안한 예상됐던 결과였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내 일반계 고교 85곳 가운데 공모에 신청한 67곳을 대상으로 심사,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10곳을 선정, 지난 2일 발표했다.

 

선정된 학교들은 인천고·제물포고·논현고·인천여고·부평고·계산고·가림고·원당고 등 공립 고교 8곳과 신명여고·세일고 등 사립 고교 2곳 등으로 올해부터 오는 2014년까지 학교 당 연간 4억원씩 지원되고 학생 선발시 정원의 20%에 대해 우선 선발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선정된 학교들이 대부분 오랜 전통에다 성적이 우수한 학교들 위주여서 예상됐던 결과라는 게 지역의 일반적인 여론이다.

 

심사기준은 지역여건(50점). 학교여건(100점), 운영계획(100점), 지역연계 프로그램(50점) 등 300만점 기준으로 서류심사 뒤 25곳을 1차로 선정한 뒤 교장 면접을 통해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세부평가항목 가운데 ‘지역의 대표성이 있는가’라는 평가 척도는 학교 전통이 오래된 일부 학교에 유리하게 작용됐고, ‘학교 선호도’ 역시 여건이 좋고 공부 잘 하는 학교를 선호하는 학생과 학부모 기호를 볼 때 공정한 평가척도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2등급과 8~9등급의 교육력이 우수한가, 3년 동안 진학 상황이 우수한가 등의 평가척도는 기존에 성적이 우수한 학교, 좋은 대학에 많이 보낸 학교 등을 몰아 주겠다는 의도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여기에 ‘20% 우선선발’ 인센티브는 성적 우수 학생들을 몰리게 해 학생들간 지나친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서류심사 시간이 부족했고 예정된 학교 현장에 대한 실사도 하지 않았다”며 “과연 심사항목이 타당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탈락한 A고교 관계자는 “세부항목 26개에 대한 평가척도가 아무리 다양하더라도 역사가 짧은 학교들은 지역의 대표성이나 학력 부분에서 낮게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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