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변변한 유물없이 개관 관람객들 발길 돌려 유물 34점 수장고서 낮잠… 혈세만 낭비 지적
인천 서구가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경서동 녹청자 가마터를 대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예산 수십억원을 들여 조성한 ‘녹청자 도요지사료관’이 변변한 유물 한점 없이 개관돼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17일 구에 따르면 지난 1965년 최초 국가문화재로 발굴된 경서동 녹청자 가마터(고려 전기시대 추정)를 구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41억원을 들여 경서동 29의3 일대 부지 4천700㎡에 지상 2층 규모의 ‘녹청자 도요지사료관’을 건립, 지난해 11월19일 개관했다.
녹청자의 역사적 가치를 홍보하고 교육하기 위해 조성된 이 사료관은 1층에 역사전시실과 기획전시실, 2층에는 방문객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수 있는 체험실과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다.
구는 개관 당시 경인아라뱃길과 연계, 역사와 문화체험교육 등이 어우러진 도자문화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료관에는 녹청자 유물 7점과 파편 20여점 등이 녹청자 전시 유물의 전부로 사료관을 대표할만한 녹청자 유물들은 없어 무늬만 사료관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구가 지난해말 2천850만원을 들여 구입한 유물 34점(녹청자 20점)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전시되지 않은 채 수장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관람객 이승문씨(43·서울 동작구)는 “아들에게 다양한 우리 문화유산을 접하게 해주고 싶어 사료관을 찾았는데 녹청자는 거의 없고, 일반 도자기들만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녹청자 발굴추진위 관계자는 “개관 전 녹청자 유물터 발굴 작업과 유물 구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유물 발굴 등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료관 관계자는 “구입한 유물들을 전시하지 않은 건 사실이고, 규모가 비슷한 박물관 보다 인력이 1~2명 부족한데다 프로그램까지 직원들이 전담하다 보니 운영상 어려움이 있다”며 “구입 유물 전시를 빠른 시일 내 마치고 공고를 통해 매도가 신청된 물건을 심의, 매입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powervoic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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