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 인천도개公 대책 재검토”

市, 송도국제도시 유보지·검단 시유지 등 토지출자 추진

인천경실련 “임시방편용 불과”…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

인천시가 부도 위기에 놓인 인천도시개발공사(도개공)의 재정 건전화를 위해 토지출자대책을 제시했지만 임시방편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시와 도개공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송도국제도시 1공구 유보지 9필지 16만9천785㎡와 검단신도시 내 시유지 973필지 41만3천725㎡ 등 9천262억원 상당의 현물을 도개공에 출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지원계획은 도개공의 자본 중 감자될 자본만큼만 메우기 위한 대체 자산을 출자하는 것이어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현금 유동성 위기에 처한 도개공이 시로부터 현금이 아닌 토지를 출자 받을 경우, 이를 근거로 또 다시 공사채를 발행한 뒤 올해 상환할 공사채를 갚아야 하는 등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춘희 도개공 사장은 “도개공 자본금은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종자돈으로, 감사원과 행정안전부로부터 기존 자본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시로부터 새롭게 출자 받을 자본으로 빚을 갚는 공사채를 발행, 상환하고 검단신도시 등 다른 사업들을 위해 추가로 공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행정안전부가 도개공의 공사채 전용 등에 대한 것을 문제 삼아 지난해 발행을 승인받은 공사채까지 보류하는 등 더 이상 공사채 발행을 허가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가 자본을 늘려도 행정안전부가 차환 발행을 승인해줄지도 불투명하다.

 

도개공의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AAA’인 SH공사와 경기도시공사보다 한단계 낮은 ‘AA+’인 도개공은 이번 출자금 조정 과정이 끝나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높아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이번 대책은 시가 감사원의 도개공 감자 지적에 따라 대체자산을 출자하는 것일뿐, 잠시 자본을 늘리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도개공에 3조원이 투입돼야 모든 부채를 갚고 자기자본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번 현물 출자로 도개공이 추진 중인 대규모 사업들이 잘 진행되고 재무상태가 건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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