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작품에 대한 두 작가 ‘色다른 해설’ 눈길
새해 들어 서점가 신간 코너에 ‘셰익스피어’를 타이틀로 한 두 권의 책이 나란히 진열돼 눈길을 끈다.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안병대 학술부회장이 저술한 ‘셰익스피어 읽어주는 남자(명진출판 刊)’와 공인회계사 오순정씨가 펴낸 ‘셰익스피어, 신을 흔들다(매직하우스 刊)’가 그 주인공이다. 두 권 모두 영국이 낳은 세계적 작가 셰익스피어(Shakespeare, 1564~1616)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대문호의 인생과 작품에 대한 저자의 색다른 시각을 비교하는 재미를 준다.
‘셰익스피어 읽어주는 남자’는 20대 초반 ‘햄릿’을 통해 셰익스피어를 만난 후 30년 동안 그에 몰두해 온 ‘전문가’가 4대 비극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해설서다.
하지만 단순하게 작품 해설서로 치부할 수 없는 생동감이 있다. 직접 연극 무대에 올랐던 배우로서의 느낌이 묻어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책에서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등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섬세하게 설명하기 전에 그를 만나게 된 개인적 경험과 그의 고향과 작품 등에서 찾은 셰익스피어의 내면세계를 파고든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슬프지만 우울하지 않은, ‘또 다른 이름의 희망’으로 정의한다. 비록 셰익스피어가 죽음을 맞 는 주인공을 그리지만 그 비극적 최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폐허를 딛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우주의 법칙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각 작품 해설도 스토리를 쫓아 나열하기보다는 원작의 중요한 부분을 발췌해 인용하며 섬세한 감성언어로 풀어놓고 있다. ‘오필리어(존 밀레이 作)’나 ‘폭풍 속의 리어왕과 광대(윌리엄 다이스 作)’ 등 각 작품의 한 장면에 어울리는 그림을 함께 수록해 눈도 즐겁게 한다. 값1만7천원.
반면 ‘셰익스피어, 신을 흔들다’는 보다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느낌이 강하다.
저자의 이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데, 오순정씨는 문학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공인회계사. 이와 관련 출판사는 서평을 통해 ‘이 책은 회계사였기에 가능했다’고 단언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정치적 또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의도된 작품이었으며, 이를 경제분야의 직업을 가진 저자가 예리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밝힌 셰익스피어 작품 속의 비밀은 무엇인까.
일례로 옥스퍼드 사전에 나오는 셰익스피어의 이름은 ‘신(pere)을 흔드는(shake) 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하고, 그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주인공들의 이름에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셰익스피어가 직접 지은 묘비명을 우상에 탐닉하는 교회를 향한 통렬한 질타로 해석한 것도 흥미롭다. 값1만5천원.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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