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에 ‘나’부터 알아야…적성 맞는 일 통해 희망 되찾아

나는 이렇게 취업했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결혼해서 7년여의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힘들게 보냈던 것 같다. 오랜 갈등으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기에 후회는 없었는데, 막상 혼자가 되어 뒤돌아섰을 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당장 생계를 위해 생활정보지를 뒤지고 워크넷에 이력서를 등록했지만 내게 맞는 조건을 찾기도 쉽지 않고,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내도 연락이 오지 않아 자꾸 초조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다가 노동부의 ‘저소득층을 위한 취업 지원금 제도’를 알게돼 지원 대상자 자격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게 된 고용지원센터. 상담사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과 말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 동안의 일들과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상의하기 시작했다. 이후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내가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대한 검토를 받고,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성공 사례를 접했다. 덕분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은 정말 고심하면서 정성을 다했다.

 

마지막 상담 때는 적성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내가 어떤 분야에 적성이 맞는지, 또 앞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업종도 확인해 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눈앞의 취업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년, 20년이 지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지금 가진 용기보다 훨씬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일이니 만큼 당장의 생계만을 위한 선택보다는 길게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지 않아 작지만 가족 같은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맡은 일은 경리 파트다. 물론 처음 하는 일이라서 여러 가지 부족함을 느끼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취업이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당장만 생각하고 서둘러 취업하기보다는 마음을 가다듬고 앞으로 일할 긴 시간을 보면서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일자리는 경제적 어려움만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도 주는 것 같다.  남양주시 한서영씨(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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