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조명한 전세계 모자 한자리

박물관 & 미술관 - 김건식 모자박물관

교복모자와 군용모 등 시대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모자와 각국의 전통 모자까지 전 세계의 모자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곳. 바로 수원 북수동의 화홍문 옆에 자리한 ‘김건식모자박물관’이다.

지난 5월 개관한 박물관에는 김건식(83)씨가 20여년에 걸쳐 전국과 해외를 넘나들며 수집한 모자 1천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66m²남짓한 공간에는 김씨가 일본까지 가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거금을 주고 구입한 일본군 장교와 사병의 군용모 등 진귀한 모자를 비롯해 교복모자, 경찰모자, 소방모자, 남바위, 벙거지, 패션모자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김씨와 모자와의 인연은 김씨가 20년 전 앓은 뇌종양으로부터 시작됐다. 수술 후 상처를 가리고 싶었던 김씨는 계절마다 수개씩의 모자를 구입했고, 점점 모자에 애착을 갖게돼 매 주말마다 서초구청 인근 벼룩시장과 장안평 골동품 상가 등을 전전하며 다양한 모자를 모았다.

 

그렇게 소장하게 된 모자만 2천여개. 몇 번이고 귀중한 모자를 세상에 공개하고 싶었지만 엄두도 못 내다 한 책에서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이란 글귀를 발견하곤 과감한 도전을 하게된다. 말리던 딸 도애(51)씨도 아버지의 뜻을 꺾지 못했고 결국 박물관 운영에도 동참하고 있다.

 

김건식씨는 “죽기 전에 박물관을 정비하고 확장해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세계모자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꿈”이라며 “수원 화성을 방문한 전 세계인들에게 재미나고 유익한 볼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31)256-0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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