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영피리…’ 음반 출시한 道국악단 허지영 씨
“감성적 표현보다 ‘학문적 음악’을 연출했다고 자부해요. 지금 우리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후배들에게 정리된 것을 전하고 싶었거든요.”
최근 음반 ‘허지영피리-오음뉵률불고(신나라 刊)’를 내놓은 허지영씨는 음반 출시 소감을 밝히기에 앞서 국악을 학문적으로 명쾌하게 정립해야 한다는 점부터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96년 8월 창단된 경기도립국악단 창단멤버로 피리와 생황 연주자로 활동해 왔다. 그간 독주회는 물론 국내외 공연 및 음악제에 참여했고 ‘21세기 피리음악연구회(1집, 2004년)’와 ‘듣고 싶은 우리음악 제14집’ 등 수 차례에 걸쳐 음반녹음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음반을 출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비한 지 2년만에 앨범을 출시했는데요, 수록곡을 분석하고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죠. 특히 연주는 물론 곡 해설과 자켓 이미지 선정 등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제가 했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요.”
이번 음반은 ‘서양음악처럼 굳어진 형식보다 감정적 연주에 무게중심이 쏠린 국악의 모델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욕심에서 탄생했다.
합주자로 국립국악원 정악단 김상준 단원(대금),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김준희 단원(해금), 부산대학교 국악학과 박환영 교수(장구) 등이 함께 했다. 음반에는 ‘취타’, ‘길군악’, ‘길타령’, ‘별우조타령’, ‘군악’ 등 행악(行樂)과 박범훈류 피리 산조가 담겨 있다.
허씨는 이 앨범에서 최근 무대음악으로 자주 쓰이는 행악류 곡들은 본래 행진곡의 느낌을 표현하고, 박범훈류 피리 산조 가운데 국악기 운지법에 맞춰 멜로디를 각색하는 등 ‘우리음악의 모델 세우기’에 집중했다.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엄마’를 따라하게 함으로써 첫 마디를 ‘엄마’라고 내뱉는 것처럼, 어려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국악을 들려주는 것이 중요해요. 국악조차 서양음악에 휩쓸린 요즘,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정확한 기록을 남겨야죠.”
학문적 역량을 겸비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박사 논문을 쓰고 향후 생황 음반도 내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며 식지 않을 열정을 나타냈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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