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기술 국내 첫 수출 亞·중동시장 접수 나선다

김병수 부천 한울로보틱스 대표이사

“제품이 아닌 기술을 수출하다보니 연수생들의 비자 문제와 신용장(L/C) 개설 등 각종 절차에 대해 하나하나 행정기관에 설명하느라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국내에서 로봇기술을 최초로 수출하는 ㈜한울로보틱스 김병수 대표이사(49).

 

부천 로봇산업연구단지에 위치한 한울로보틱스는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로봇 공동 연구개발 기술을 수출하면서 250만 달러(약 28억원)의 계약을 성공시켰다.

 

이번 계약으로 한울로보틱스는 사우디의 국가연구기관인 KACST와 2012년 5월까지 ‘보안 및 소방로봇’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 과제 수행과 사우디 교육생들을 초청해 로봇기술과 조립기술 전수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와의 이번 계약은 국내 로봇기술을 수출한 최초의 사례이며 중동, CIS(독립국가 연합), 아시아권역 등 로봇 잠재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하지만 기술 수출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기술 유출이 아닌 기술 수출에 대한 무역 관련법이 명확하지 않고 기술전수와 관련한 비자의 종류가 없어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외교통상부와 지식경제부 관련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5월중 교육생들의 비자가 나올 것 같다”며 “관계 공무원들의 발빠른 행정조치가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지난 1987년 대전 연구단지 원자력 연구소 로봇개발팀에서 ‘계단오르는 로봇’을 개발한 후 지난 1998년 7월 한울로보틱스를 창립했다. 창립 1년 만에 국내 최초로 이동로봇 기술을 국산화 하고 2002년에는 국방부에 화생방 방호사령부에 탱크 로봇 4대를 납품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분당서울대 병원에 병원안내 도우미 로봇 ‘스누봇’과 레스토랑 도우미 로봇 ‘제패토’를 개발하면서 생활 로봇부문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김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로봇연구에 들어가는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우수한 이동로봇 기술을 실생활에 응용한 로봇제품의 상품화였다.

 

이에 그는 연구개발비 확보와 로봇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지난 2007년 로봇청소기를 출시했지만 대기업이 저가형 로봇청소기를 시판하면서 또 한번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생산비 절감과 연구개발로 지난해 9월 보급형 청소로봇 ‘오토로S’를 출시했다. 현재 월 평균 300여대가 판매되고 있다.

 

한울로보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무형자산은 국내 특허출원 9건, 등록 30건, 국외 PCT등록 1건, PCT출원 2건 등 로봇 관련 특허권 50여건에 달한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김 대표는 “우리가 가진 기술이 국내에서는 보잘 것 없다고 생각 하지만 해외에서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며 “한 번 넘어졌다고 포기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