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의 옛 추억을 느끼다

아름다운 경기도 - 양평 보릿고개마을

‘보릿고개’. 21세기를 살아가는 요즘 세대들에겐 생소한 단어이지만, 일제의 식량수탈과 6·25 전쟁을 겪은 전쟁세대들에겐 극심한 굶주림을 상징한다.

 

지난 해 가을 수확한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농사지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을 가리켰던 보릿고개를 마을이름으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양평 용문면 연수리에 자리한 ‘보릿고개마을’이다.

 

마을이 속해 있는 연수리의 옛 지명은 건너말, 서낭당, 장수골, 흑고개 등 누구나 한 번 쯤 들었음직한 귀에 익는 지명. 그만큼 주변 경관이 특별하지도, 자랑거리로 세울 만한 특산품도 없는데다 관광객을 불러모을 명승지나 유적도 없는 곳이 바로 이 마을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러나 마을은 되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기 때문에, 마을을 둘러싼 자연을 잘 보존하고 가꿀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마을은 더욱 질박하고 소박한 풍경으로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발산한다.

 

보릿고개마을은 아직까지도 마을 주변에 자리한 백운봉(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그대로 마실 정도로 오염되지 않은 청정자연을 자랑한다. 마을엔 옛날부터 쌓여있던 낮은 돌담이 그대로여서 높다란 담에 막혀 이웃도 몰라보는 요즘 세태에 ‘소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케 한다.

 

특히 마을에선 전통 농경체험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매기, 고추따기, 감자캐기, 송어잡기, 옥수수 따기, 복숭아, 살구 수확 등의 농사체험과 보리개떡, 인절미, 화전, 손두부 만들기 등의 웰빙푸드체험은 기본. 여기에 짚공예, 목공예, 보릿대공예, 도예체험, 버들피리 등을 활용한 각종 공예체험과 인근 청정지역을 탐방하는 생태체험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아이템이다.

 

또한 마을주민들만 알고 있다는 비밀장소에서는 특별한 반딧불이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마을 인근에 있는 ‘연수천’(川)이란 이름의 저수지에 한 여름 반딧불이가 연출해내는 ‘은하수’는 황홀경 그 자체다.

 

한편 마을 인근에는 사찰 등 불교관련 명승지가 많다. 용문사에는 추정 수령 1천100년의 세월동안 묵묵히 사찰을 지켜온 은행나무도 볼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세조가 직접 거동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고찰 상원사, 고려초기 규모가 큰 대형 사찰로 추정되는 보리사터 등이 있어 하루 나들이 코스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체험 및 숙박 문의

이상용 위원장(019-372-0199)

 

◇찾아가는 길

서울 →미사리 →팔당대교 →양평 용문면 →연수리 →보릿고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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