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등 우울한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던 만큼 대중문화계에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유행어 또한 적지 않았다.
‘슈퍼스타K 2’나 ‘지붕뚫고 하이킥’, ‘제빵왕 김탁구’ 같은 대박 방송 프로그램은 인기 유행어의 산실이 됐고 이들 유행어는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한해 동안 즐거움과 괴로움의 순간을 함께했다.
‘대박’ 방송 프로그램은 ‘대박’ 유행어를 낳는 법. 18.1%라는 케이블 TV 사상 전래없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중파 TV 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든 Mnet의 ‘슈퍼스타K 2’는 MC 김성주의 탈락자 발표를 앞두고 내 던지는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이 점수 발표에 앞서 말하던 “제 점수는요…” 역시 다른 TV 프로그램들 뿐 아니라 직장, 학교 등에서 수없이 패러디 대상이 됐다.
시청률 50.8%의 ‘대박’을 터뜨린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대사 “탁구를 잘해서 김탁구가 아니라 높을 탁(卓) 구할 구(求)를 써서 김탁구입니다” 역시 인구에 회자했으며 MBC 드라마 ‘파스타’는 “네 쉐프!”라는 대사가 유행어가 되며 전문직인 쉐프를 일반인들에게 가까운 직종으로 다가가게 했다.
‘성스 폐인’를 낳으며 화제가 된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은 송준기의 대사 “나 구용하야~”를 유행어로 생산해냈다.
국민적 관심 ‘슈퍼스타K 2’ 유행어도 인기
‘차도남·까도녀’ 등 드라마 캐릭터도 관심
언뜻 들으면 외계어 같은 ‘차도남(녀)’(차가운 도시 남자), ‘꼬픈남(녀)’(꼬시고 싶은 남자) ‘까도남(녀)’(까칠하고 도도한 남자)도 올 한해를 강타한 유행어다.
KBS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의 김재욱이나 ‘개인의 취향’의 이민호가 대표적인 차도남 캐릭터다. 박시후는 MBC ‘역전의 여왕’에서 ‘꼬픈남’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으며 ‘시크릿 가든’의 현빈은 ‘까도남’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유행어의 산실인 KBS ‘개그콘서트’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나 “소는 누가 키우냐~”같은 유행어를 배출했다.
‘개그콘서트’의 코너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에서 취객 박성광이 던지는 멘트로 유행어가 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정치권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방송계에서는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유행어로 부상하기도 했다. 김미화가 “KBS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있고 내가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말한 데서 나온 것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으로 음모론에나 등장하던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는 시청자들에게 한결 친근한 단어가 됐다.
채선혜기자 cshyj@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