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경찰서 이상현 순경
17개월 된 딸과 생이별까지 하면서 새로 개서한 경찰서 통신망을 구축하고 개서 3개월만에 또다시 이전한 임시청사 통신망을 완벽하게 끝낸 억척스런 여경이 있어 화제다.
의왕경찰서 정보통신계 이상현 순경(31)이 주인공.
경북 포항 구룡포에서 1남2녀중 장녀로 태어난 이 순경은 대학에서 전자통신학을 전공, 휴대폰 제조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민중의 지팡이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부친의 꿈이기도 했고 학창시절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경찰관 제복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순경은 경찰관 시험에 도전, 주경야독 끝에 지난 2006년 12월 합격의 기쁨을 맞봤으며 이듬해 7월 첫 임지인 과천경찰서에 정보통신 경찰로 발령받았다.
이 순경은 자신의 꿈을 이룬데다 천생연분 배필도 얻고 예쁜 딸도 얻었다.
그러던 이 순경이 지난해 4월 의왕경찰서 개서를 앞두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개서요원을 자청한 것.
임시청사인 의왕시중앙도서관으로 부임했으나 경비전화 두대만 설치돼 있을 뿐 통신망 구축은 전혀 돼 있지 않는 열악한 실정이었다.
“개서날짜에 맞추기 위해 각 사무실을 돌며 몇날 며칠 책상 밑에 드러누워 네트워크 선로를 설치하고 지령실 고정용 무전기와 공용차량 무전기 등을 설치하다 보면 어느덧 동이 터오는 새벽을 맞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당시를 떠올리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 기간 이 순경은 17개월 된 딸을 충북 청주 친정집에 맡겨 이별 아닌 이별까지 해야 했다. 통신망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했기 때문이다.
이 순경은 “일도 일이지만 딸이 눈에 밟혀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딸에게 제일 미안하죠”라며 “그래도 주민들을 위한 안전한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서 3개월만인 지난해 7월 현재 청사로 사용중인 고천동 공장건물로 또다시 청사를 이전하게 됐다.
통신작업 또한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이 순경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컴퓨터와 유·무선 등 각종 통신관련 작업을 말끔하게 처리해 서장표창과 지난해 상반기 경기청 행정유공 특별승진대상자에 추천되기도 했다.
의왕경찰서 여경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 순경은 “책상위에 있는 사진속의 딸을 보면 힘든 것을 잊어버린다”며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으로 일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잊지 않고 치안지원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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