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재개… 긴장감 팽팽·주민들 불안
오후 2시30분부터 K-9 자주포·박격포 등 동원 94분간 실시
미사일 장착 F-15K 비상대기·세종대왕함 등 구축함 전진 배치
北 특이동향 없어… 軍, 만일의 사태 대비 대북경계태세 강화
‘주권국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우리 군은 20일 오후 2시30분 연평도 해상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타격 위협과 중국과 러시아의 훈련 반대 등으로 자칫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확인했다.
또 우리 군은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이 종료됐지만, 서해 5도와 최전방 지역의 방어 준비태세를 최고 등급인 ‘진돗개 1’로 유지하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4시4분까지 1시간30여분 동안 연평도 서남쪽(NLL 남쪽) 해상사격구역(가로 40㎞x세로 20㎞)인 우리 해역에서 포사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격훈련에는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81㎜ 박격포 등이 동원됐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대구기지에서 출격한 F-15K 전투기가 서해상 공중에 대기했다.
이 전투기는 사정거리가 278㎞인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슬램이알)와 사정거리가 105㎞인 AGM-142(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을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7천600t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4천500t급인 한국형 구축함(KDX-Ⅱ) 등 함정 10여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연평도 포 사격과 관련해 아직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진돗개 1’을 유지하는 등 한층 강화된 대북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돗개’는 무장공비침투 등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국군의 방어 준비태세를 뜻하는 용어로, 평소에는 3등급을 유지하다가 전면전 돌입 직전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진돗개 1’로 격상된다.
훈련이 시작되기전 인천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인천시 옹진군 울도 서쪽에서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이르는 ‘특정해역 (5천200㎢)’에서 민간어선의 조업을 금지했다. 이날 훈련으로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12개 항로 가운데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의 2개 항로 여객선도 발이 묶였다.
연평도를 비롯해 백령도와 대·소청도 등 서해 5도 전역에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경찰과 면사무소 직원, 군 관계자 등의 안내에 따라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했다. 현재 연평도에는 지역주민 100명을 포함해 관공서 직원과 복구 인력, 취재진 등 280여명이 남아있다.
강해인·이창열기자 trees@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