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의 땅에 예술의 꽃을 피우다

박물관&미술관 - 연천군 석장리 미술관

1990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그 당시만 해도 ‘작은 버드골’이라고 불리던 깊은 벽촌에 집 터를 닦고 스스로 가꿔 다듬으며 정성껏 키워온 문화 공간이 있다. 바로, 석장리 미술관(관장 박시동)이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아래에 위치한 미술관은 예술가들이 손수 만들고 다듬어 온 공간으로 실내의 사각형 프레임 안에 갇힌 인위적인 냄새라곤 찾아볼 수 없다. 대신 5천여평 드넓은 평지에 펼쳐진 사계절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 한 점 한 점 모은 작품이 90여점. 4m 이상되는 조형물은 어느 것 하나 자연과의 조우를 헤치는 것이 없다. 그 자체로 땅과 하나된 조화와 섭리의 경지에서 묻어나는 미술관은 향기로운 땅내음으로 그윽하다.

 

산골 오지에 터를 잡고 문화공간을 꿈꾼 박시동 관장에게 미술관은 통일에 대한 꿈의 공간이다.

 

“임진강은 구불구불 잘도 흐르는데, 인위적인 철사줄로 갈라놓은 북녘 땅과 서로의 살냄새 더욱 가찹게 느낄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최적의 통일공간”이라고 설명하는 박 관장은 민통선예술제 조직위원회를 구성, 1999년 제1회 민통선예술제를 개최한 이래 현재까지 매년 세계 유일 분단의 현장 비무장지대(DMZ)에서 통일의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해 9월10일에도 연천군 백학면 25사단 GOP와 석장리 미술관, 백학면사무소 안보관광 교육관 일대에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경기문화재단, 연천군, 육군제7296부대, 한국 현대조형작가회가 참여한 ‘제10회 민통선(Demilitarized Zone) 예술제’를 성대하게 치러냈다. 이날 예술제에는 한국 현대 조형작가회, 참여작가 설치미술회의 예술인들이 분단의 한(限)이 묻어나는 오방 깃발 설치 체험, DMZ 철책, 위장망 설치미술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통해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통일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분단의 한을 예술적 키워드로 풀어 통일에 한 발짝 다가서는 공간, 석장리 미술관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다.

 

문의(031)835-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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