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의 견제 만만찮아… ‘광교포럼’ 출범 연기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향후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9일 친박(친 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이 김 지사로부터 정무부지사 제의를 받고도 거절했던 사연이 전해졌으며, 앞서 지난 18일에는 참모조직인 ‘광교포럼’의 출범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또한 무상급식의 대응방식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측과의 신경전도 이어지는 등 여권 일각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정현 의원은 이날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패배한 후 김 지사 측으로부터 정무부지사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정무부지사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하기) 힘들었다”며 “솔직히 떨렸다. 봉급다운 봉급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매력덩어리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는 “그때 전화기를 잡고 ‘거절을 못하면 박 전 대표와 영영 헤어져야 한다’고 기도했다. 끝내 정무부지사 제안을 거절했다”고 김 지사의 매력덩어리 제안보다 박 전 대표와의 의리를 선택했음을 과시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발언은 친박계 의원으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거절한 대상이 박 전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인 김 지사라는 점에서 친박계의 김 지사에 대한 일종의 견제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서 18일 경기대 수원캠퍼스 대강당에서 개최하려된 참모중심 모임 ‘광교포럼’ 출범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모임 연기는 포럼이 김 지사의 대선캠프로 비춰지는 데 따른 부담감 등 자체판단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산안 강행처리 파동을 놓고 정국이 경색된 상황에서 대선캠프로 오해받을 수 있는 모임이 구성되는 데 따른 여권 일각의 강력한 경고메시지도 전달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또한 김 지사가 경기도의회와 사실상 무상급식 예산과 관련, ‘빅딜’을 이룬 것과는 달리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와 지속적으로 ‘무상급식’ 관련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서울시의회와의 다툼에서 오 시장이 승리해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경우, 김 지사의 대권가도에 변수로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이종현 대변인은 최근 “저희 입장에서는 (무상급식 대응과 관련) 일단 굉장히 고독한 입장이 됐다”면서 “서울시나 오 시장의 핵심사업 예산 등이 삭감될 것이긴 하지만 각오를 해야 된다”며 결연함을 피력했다.
이에따라 ‘빅딜한 김 지사’의 지혜가 여론의 지지를 받을지, ‘버티는 오 시장’이 지지도가 오를지는 무상급식 관련 조례 및 예산을 놓고 벌이고 있는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간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