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후 부도 쓴맛… 50대 중년의 인생 2막

나는 이렇게 취업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항상 남보다 앞서 가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생활했습니다.

 

주경야독으로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어 교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등 여러 가지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으나 가진 자격증을 유용하게 활용해 본 적은 없었던 터에 새로운 사회에 도전하여 여생을 조금 더 보람 있게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27년6개월이라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퇴직 후 후배와 함께 회사를 경영했으나 경험부족과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이 겹쳐 회사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고 결국 부도로 인해 4억여원의 금전적 채무를 떠안은 채 하염없는 실직의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백방으로 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도움이 되지 못했고 나이의 장벽을 넘을 수도 없었습니다.

 

지난날 화려했던 경력에 대한 미련을 떨치고 각종 회사 면접 시에 보수에 대한 눈높이부터 낮추어 100만원의 일자리라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열심히 직장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자세로 면접에 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자들의 생각은 저의 화려했던 경력과 학력, 각종 자격증을 보고는 저를 채용하는 것을 주저했지만 현재는 여러 면접의 시행착오 중에 저의 경력과 앞으로 발전의 가능성을 인정한 대표자를 만나서 1급 사회복지사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출발, 인생 2막을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 결과 각종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 다다랐고 동료 직원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50세가 넘은 중년인 저에게 부닥치는 어려움의 하나는 타이핑 속도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타이핑으로 일을 빠르게 진행하는데 저와 같은 중년은 문서를 직접 타이핑하면서 일을 해온 세대가 아니기에 ‘독수리 타법’으로 일을 계속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취업을 준비하시는 동안 타이핑 실력을 쌓고 나아가 엑셀, 파워포인트 등 컴퓨터 활용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면서 꾸준히 준비해 나간다면 분명 중년에게도 취업의 길은 열릴 것입니다.

 

긍정적 사고를 갖고 최하위직 일자리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눈높이를 조금 낮추어 일자리를 찾으신다면 분명 좋은 기회는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회복지사 김영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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